제38회 도민체육대회 하이라이트인 고등부 축구가 맥 없는 경기로 전락했다. 도내에서 가장 큰 스포츠행사임에도 불구하고 전국대회 우승과 백호기 축구대회를 겨냥, 일부 팀들이 주전을 뺀 1학년 선수를 위주로 경기를 치렀기 때문이다.

고등부 축구경기는 첫날부터 파란(?)을 일으켰다. 7일 부산MBC 전국고교축구에서 우승을 차지한 서귀포고는 제주상고에 3-1로 무너졌다. 전국대회 우승에 따른 피로누적과 12일부터 개최되는 백호기 청소년축구대회를 의식, 체전 개최이래 서귀포시에서 처음 열린 대회이자 개막경기임에도 후보선수들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제일고-대기고의 경기도 마찬가지. 예년 같았으면 화려한 응원전 속에 치러져야 할 경기였지만, 200여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기고가 1-0으로 제주제일고를 눌러 결승에 진출했다.

제주제일고는 그러나 이날 1학년 선수들을 위주로 경기를 치렀다. 지난 3월 제주고교 축구 시즌 개막전인 교육감기 축구대회 우승과 지난 4월 제33회 문화관광부장관기 전국고교축구대회 4강에 오른 전력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제주제일고도 백호기청소년축구대회를 의식해 주전선수들을 내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이날 오후 제주제일고-대기고, 오현고-제주상고의 경기는 간간히 내리는 비 날씨 속에 관중이 고작 200여명 수준에 그쳐 과연 제주 최대 스포츠잔치인 지를 의심케 했다.

이날 운동장을 찾은 이모씨(30.서귀포시 동홍동)는 "예년 처럼 흥미진진한 경기를 기대하고 경기장을 찾았지만 다른 대회를 의식한 나머지 주전선수를 빼면서 경기를 치르는 모습을 보고 과연 도민체육대회가 제주최대 스포츠행사인지 의심이 갈 정도였다"며 불평을 털어놓았다. 그는 "경기가 끝난 후에야 주전선수들이 빠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투덜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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