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에는 깊은 옆주름이 세 개나 있다. 보기에 흉하다. 얼굴에 크림을 바르다 목에도 바르지만 마찬가지다. 없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요 몇 년 사이에 더 깊어진 것 같다.
친구에게 하소연을 했더니 직업병(?)이라고 했다.

매일 몇 시간씩 고개를 숙이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다소 위안이 되었다.

어쩌면 아주머니의 증표인 목주름이지만 프로의 증거가 아닌가. 프로는 몸 구조가 바뀌는 모양이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나의 목주름이 자랑스럽기조차 한 요즈음이다.
나는 프로페셔널한 인간을 좋아한다. 언제나 동경해 왔다.

프로는 어떤 사람인가?
일을 좋아하고 긍지를 갖는 사람이 프로의 기본이라고 말할 생각은 없다.

긍지는 억지로 갖지 않아도 된다. 나중에 따라 오는 것이다.
다만 그 장소에 필요한 사람이 되려는 마음. 그런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이다.

의지와 강함은 프로페셔널의 기본이다.
프로의 가치는 문제가 생겼을 때 알 수 있다.

아무리 힘이 들어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는다. 실패하든, 괴롭든, 분노가 끓든 혼자서 몰래 운다. 그러면서 자신을 성장시킨다.

또 프로의 확실한 특징은 단순함이다. 변명하고 수를 쓰지 않는다. 책임은 자기가 진다.
자기 분야에서 기개를 가지고 일을 해 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우리는 일을 통해서 많은 걸 배운다. 남자와 여자의 차이, 정보를 얻는 방법, 강자의 거만함, 약자의 비참함 그런 것들도 일을 통해서 알게 된다.

인생을 두 번 살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모한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건 아니다. 그 반대다.
두 번은 살 수 없기 때문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있을 때 가장 충실할 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해 봐야 되는 게 아닌가. 내 삶이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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