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유세를 마치면 각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 된다.

6.5 재.보선 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변수가 잇따르고 표심이 계속 요동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이다.

이번 선거는 4·15 총선 이후 민심의 풍향을 가늠하는 창(窓)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의 흐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그러나 지난 4.15총선 처럼 정책대결보다는 정쟁 양상으로 치달았다. 재ㆍ보선이 본래 취지대로 지방 일꾼을 선출하는 행사임에도 여야 지도부와 간판 의원들이 제주에 '올인'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달 31일 제주에서 상임중앙위를 개최하고 지역공약을 내놓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6.5 재ㆍ보선 첫 유세를 제주에서 시작한데 이어 선거기간동안 3차례나 제주를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지방선거인데도 지도부는 물론 의원과 인기 연예인까지 동원해 총력전을 펼치는 등 중앙당 대리전 양상을 보여왔다.

정치권은 4ㆍ15총선이 끝난 뒤 민생을 우선적으로 살피는 상생의 정치를다짐했다. 그러나 말로는 민생 경제를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고 다짐하면서도 “선거는 이기고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 났다.

따라서 이번 재ㆍ보선도 지난 총선처럼 공약보다는 각 당 대표들의 유세바람과 막판 부동층의 결집에 따라 선거결과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투표율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전례가 없이 토요일에 치러지는 데다 주 5일제 근무와 토요 격일제로 쉬는 유권자가 많은 만큼 투표율이 선거판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관위는 투표율 높이기 위해 투표 마감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8시까지로 2시간 연장한 가운데 각 후보들은 젊은이들의 투표율 하락이 갖고 올 상황을 정리하며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소중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손으로 뽑을 도지사와 제주시장, 광역ㆍ기초의원들도 소중하다는 것이다.

최종 책임이 유권자의 몫이라는 건 이번에도 다시 진리다. 어떤 사람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제주의 미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선택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인물의 능력과 자질은 물론, 정견, 정책, 도덕성 등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소속 정당도 판단기준이다.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진퇴 기로에 서있는 '국제자유도시, 제주호'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서민경제의 두 축, 장바구니 물가와 일자리 창출…, 한 걸음만 잘못 디뎌도 나락으로 떨어질 위험을 안고 있다.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한다. 부동층은 빨리 마음을 정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갈 길이 바쁘다. 올바른 기준에 의한 현명한 선택이 제주의 미래를 바로 열 것이라고 믿는다.

내일, 사람들을 만나면 이렇게 인사를 시작하자. "투표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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