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UN 정부혁신 세계포럼이란 게 있다. 내년 5월 우리나라에서 개최된다. 열린우리당이 4.15 총선 후 APEC유치 무산에 따른 제주민심을 달래기 위해 열린우리당이 제주 개최를 약속했던 매머드급 박람회다.

열린우리당은 지난 6.5 재.보궐선거에서 “APEC정상회의 무산에 따른 제주도의 손실을 2배 이상 보전할 수 있는 대형 국제회의를 제주에 주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신기남 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APEC 정상회의 부산 개최 결정에 반발하는 제주도민 정서를 의식해 "APEC 정상회의는 무산됐지만 각료.통상장관 회의는 제주에서 개최토록 해 분산 개최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년 UN정부혁신세계포럼 제주 개최, 제주 국제회의도시 지정, 제주국제자유도시·제주 특별자치도 완수를 위한 법 제·개정 등 제주 공약을 내놓았다.

이에앞서 지난 4월 총선후 제주를 찾은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제주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가 세계포럼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혁신 세계포럼은 UN사무총장을 비롯, 189개국에서 국가원수급 20명, 각료와 NGO 지도자 3,000여명 이상이 참석, 규모와 내용면에서 APEC정상회의를 능가한다”고도 했다.

세계적인 이벤트로서 국가 이미지는 물론 개최 도시 이미지 개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UN정부혁신 세계포럼 제주 유치가 손님과 집주인 모두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6차 UN정부혁신 세계포럼은 이미 서울에서 열린다고 일부 언론이 보도한 바 있어 제주 개최여부에 난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고건 총리는 지난해 11월 UN정부혁신 세계포럼 제5차회의 차기주최국 결정 회의에 참석, “2005년 제6차 세계 포럼을 서울에서 개최할 것을 제의한다”며 공동선언문에 서울 개최를 명문화하기도 했다.

또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UN이 내년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제6회 UN 정부혁신 세계포럼의 서울 개최를 강하게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4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베르투치 행정관리국장이 포럼을 서울에서 개최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데 이어 지난 4월 뉴욕에서 열린 회의에서도 다시 한번 서울 개최를 요청했다는 게 이 보도의 골자다.

이제 선거는 끝났다. 한나라당이 이겼지만, 여당의 약속을 아직도 유효하다. UN 정부혁신 세계포럼 제주 유치 공약이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APEC 정상회의 유치 실패가 여당후보에게 불리할 것이라고 판단한 나머지, 세몰이용 카드가 아니길 진심으로 바란다.

제주도도 정부여당의 조치를 기대하며 느긋할 게 아니다. 유치의 관건은 경쟁력 있는 준비다. 거저 떨어지는 게 아니다. APEC 정상회의 및 각료회의를 부산에 유치하기 위해 부산시가 시민과 함께 총력전에 나섰던 점을 상기해야 한다. UN 정부혁신 세계포럼 유치가 '국제회의 도시, 제주'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5월중에 개최지를 결정할 것이라던 정부는 아직 말이 없다. 제주도로서는 좀더 고삐를 죌 필요가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제회의'라는 UN 정부혁신 세계포럼 제주 유치는 제주의 브랜드 강화와 제주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를 위해서는 범도민적 대회 유치 열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APEC는 뺏겼지만 UN정부혁신 세계포럼은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또 시작이다. 도민들의 역량을 다시 한데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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