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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씻어야지
내 가슴에 고인 샘물에 손을 씻어야지
산 넘어오는 흰 구름 자락에 물기를 닦고
오늘 하루 해가 다 가기전
푸르디 푸른 하늘 한복판에
이제까지 미뤄두었던 유서(遺書)를 써둬야지


-강중훈 시집
‘자유의지의 실천'에서


<지은이> 강중훈(1941~ ) : 성산읍 오조리 출생.
한국방송대 국문과 졸업.
1993년 <한겨레 문학> 신인상 시당선으로 등단.
시집 ‘오조리, 땀꽃마을 오조리야’외.
현재 계간문예 ‘다층’ 편집인.
서귀포문인협회 지부장.

가장 눈 부시고 아름다운 일은 스스로 질 줄 아는 것.
자기 소명을 다 하고 깨끗하게 물러설 줄 안다면 인생살이에서 그것은 더없이 아름답고 경의(敬意)로운 일이다.
우리 사람들은 자연의 순응적 변화와 질서에서 그 의지의 실천을 배워야 한다. 만개한 꽃잎도 때가 되면 스스로 지고, 절정의 순간인 노을도 어둠 속에서 진다. 아름다운 자유의 의지들이다.
시의 화자가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실천 의지는 ‘가슴에 고인 샘물에 손을 씻고’, ‘하늘 한 복판엷 유서를 쓰는 일이라고 자성(自省)하고 있다.
글=김용길 시인
그림=오윤선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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