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리고 있는 오바마 미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 앞서 군중들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버락 후세인 오바마가 20일(현지시간) 마침내 제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이날 미 의회 의사당 앞에 마련된 취임식장에서 부인 미셸이 들고 있는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성경에 손을 얹은 채 존 로버츠 대법원장의 안내에 따라 대통령 선서를 함으로써 정식으로 취임했다.

이로써 그는 미국 역사가 시작된 지 232년만에, 그리고 미국이 대통령을 선출하기 시작한 지 219년만에 최초로 흑인 대통령으로 새로운 미국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선서이후 행한 연설에서 "현재 미국이 겪고 있는 위기 상황에서 공포를 버리고 희망을 취하자"며 국민들에게 어려움을 이기고 일어설 것을 주문했다.

오바마는 "미국이 위대한 것은 국민들이 건국자들의 이념을 아직 이행해왔기 때문이다"고 전제하고 "미국이 쇠망한다는 위기에도 공포대신 희망을, 분열보다 화합을, 그리고 편견을 버리고 우리의 가치를 찾기 위해 전진, 젊은 나라로 미국을 이어가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는 특히 최초의 흑인 대통령임을 강조려는 듯 "평등은 우리의 큰 장점이었고, 자유와 번영으로 가는 기회는 부자와 유명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면서 국민 모두가 모든 행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말해 운집한 인파들로부터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는 어려운 시기에 대통령직을 맞게 되는 점을 의식"우리의 정신은 살아있고, 능력은 줄지않으며, 우리는 오늘부터 미국을 재창조하는 일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에게 각오를 새롭게 했으며, "정부가 크거나 작은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제대로 작동을 하느냐가 문제"라며 행정부에 대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임을 다짐했다.

이날 연설을 위해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의 연설문을 연구했다.

이에앞서 상하양원정부합동 취임식행사준비 위원장인 다이앤 파인스타인 연방 상원의원은(민주. 캘리포니아주) "오늘 이 순간 평화적으로 정권이 이양되는 순간을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하고 "총알을 넘어서는 이 평화적인 정권이양은 바로 이 나라 자유의 기초가 됐으며, 링컨 기념관 계단앞에서 이뤄졌던 정신이 이제 백악관으로 이어졌다"며 최초의 흑인 대통령 취임을 상징적으로 언급했다.

취임식직전 기도문을 전한 페트릭 워렌 목사는 "인종이나 종교를 초원한 한 국민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가수 에리사 크랭클린은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선율에 맞춰 취임식 무대에서 영국 국가인 'long live the Queen' 노래에 맞춰 '신이어 미국을 보호하소서'를 흑인 영가풍으로 불러 운집한 인파들의 열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선서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부터 했으며, 오바마의 선서는 이작 펄만(바이올린)과 요요마(첼로),앤서니 맥길(오보에), 가브리엘 몬테로(피아노) 등이 영화음악의 거장 존 윌리엄스가 이번 취임식을 위해 특별히 편곡한 'Air and Simple Gift' 란 곡을 연주한 다음 이뤄졌다.

오바마는 그러나 정작 자신의 취임식 선서에서는 로버츠 대법원장이 선창한 선언문의 일부를 잠시 따라하지 못해 반복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장 주변에는 새벽부터 역사적인 장면을 보기 위해 찾아나선 미 전역의 미국인들이 이날 영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5-8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치고 있었다.

의사당앞 취임식장에서부터 네셔널 모뉴먼트가 있는 앞까지 개방된 몰에는 이미 150만명에 이르는 인파가 극심한 보안조치 속에서도 가드레일로 안내되는 워싱턴 시내 통행규칙에 따라 차분히 자리해 역사적인 장면을 지켜봤다.

이들은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직무에 대한 선서를 하는 순간 벅찬 감격에 서로를 부둥켜안거나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으며, 그가 선서를 마치자 환호와 열광을 보내기도 했다.

취임식이후 의사당에서 백악관에 이르는 펜실베이니아 에비뉴에는 전통대로 취임식 퍼레이드가 이어졌으며, 미국의 역사를 상징하거나 자랑스런 미국인들이 연도에 마련된 좌석에 가득찬 시민들의 환호속에 백악관까지 행진해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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