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용 제주대 총장 당선자가 변화를 요구하는 대학 구성원들의 열망이 자신을 선택해준 것 같다고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역전극이었다. 4년만의 '설욕전'이었다.

3차결선까지 가는 피말리는 접전 끝에 결국 강지용 후보가 제주대 총장 1순위 임용후보자로 당선됐다.

강 당선자는 1.2차 투표에서 고 후보에게 뒤졌지만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지난 2004년 실시됐던 제7대 총장선거에서의 패배에 대한 설욕전을 벌인 것이다.

◇맹렬한 추격전 벌여 뒤집기 성공

1차 투표에서 그는 182표(32.2%)를 얻어 217표(38.2%)를 획득한 고충석 후보에게 35표(6%) 뒤졌다.

그러나 2차 투표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섭게 추격전을 벌인 것.

2차 투표에서 그는 200표(34.9%)를 얻어 225표(39.3%)를 거둔 고 후보와의 격차를 25표로 좁혀 놓았다.

이 투표에서 고 후보는 총 8표를 얻는데 그쳤지만 그는 18표를 얻어 두배가 넘는 표를 챙겼다.

결국 이 기세를 몰아 3차 결선에서 대역전극을 연출했다.

마지막 승부였던 3차 결선에서 그는 291표(50.9%)를 얻어 280표(49.0%)를 얻는데 그친 고충석 후보를 11표 차로 눌렀다.

◇ 승리요인은 '새로운 리더십'과 ''포용의 정치력'

▲ 강지용 당선자.
강 당선자의 승리요인은 버락 오마마 미국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변화와 개혁'과 '포용의 정치력'을 전면에 내걸어 바람몰이를 한 것.

강 당선자는 '비전 2012 개교60주년 변화와 비상의 여정을 함께 가고자 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이후 열린 리더십, 클린 리더십, 봉사의 리더십, 창조의 리더십을 줄곧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했다.

또 제주대의 당면과제인 국공립대 법인화 문제 등에 대해서도 깊이 파고들며 타 후보와의 차별화를 꾀했다.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던 제주대 구성원들에게 신선한 매력을 줬던 것이다.

강 당선자의 또 하나의 승리 요인은 '3차 결선 투표'라는 독특한 선거제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강 당선자는 대립보다 포용을 앞세운 '포용의 정치력'을 발휘했다.

그 성과는 2차 결선개표에서부터 드러나기 시작했다. 1차에서 탈락한 양경주. 강상덕 후보의 표를 대거 끌어 들였던 것.

2차 결선 승부에서 18표을 더 얻어 8표 추가에 그친 고충석 후보와 2표를 추가한 김부찬 후보를 추가 득표에서 눌렀다.

일찌감치 승리의 조짐이 보이는 순간이었다. 적을 만들지 않고 포용으로 끌고간 전략이 제대로 먹혔던 것이다.

반면 고충석 후보는 교수회와의 갈등, 강상덕, 양경주 후보와의 대립 등 악재들만을 쌓아가고 있었다.

승리를 결정지은 11표 차이는 강상덕, 양경주 후보가 얻은 25표의 절반도 안된다.

또한 막판 거대변수였던 김부찬 후보의 표도 반(反) 고충석 표를 흡수하며 승리의 쇄기를 박았다.

◇ 강지용 당선자의 과제는

강 당선자의 앞에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

국립대 법인화, 바닥에 떨어진 취업률, 거점 국립대 중 하위권 추락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오는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4년간의 임기동안 해결해야 될 과제다.

그가 새로운 리더십과 포용의 정치력으로 어떻게 난관을 뚫고 나갈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편 강 당선자는 오현고와 제주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박사를 받았다.

지난 1983년 제주대 교수로 임용된 이후 교수협의회장, 농업생명과학대 학장, 산업대학원장, 학생처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또한 제주도한미FTA농축산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재)제주삼다수.농심재단 이사 등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주투데이>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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