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철우(왼쪽). 뉴시스
현대캐피탈이 대한항공에 역전승을 거두고 선두를 고수했다.

현대캐피탈은 29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8-2009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서울 중립경기에서 해결사 박철우(25득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대한항공에 3-2(28-26 22-25 18-25 25-19 15-10)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먼저 따고도 상대 주포 신영수(27득점)-칼라(24득점)의 공격과 강서브를 막지 못해 2,3세트를 내줬지만 특유의 블로킹이 살아나면서 승부를 5세트로 몰고갔고 5세트에선 해결사 박철우의 고공폭격이 폭발하면서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해결사 박철우는 타점높은 강타로 팀 공격을 이끈 가운데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기질을 유감없이 뽐내면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고 외국인선수 앤더슨(15득점)과 임시형(13득점)도 영양가 높은 공격력으로 박철우의 뒤를 든든하게 받쳐주며 승리에 힘을 더했다.

국내 최고의 센터 이선규(12득점)는 블로킹을 7개나 잡아내는 괴력을 발휘하며 윤봉우(8득점)와 함께 팀내 막강한 중앙 공격을 책임졌고 196cm 장신 세터 송병일은 권영민 대신 4세트부터 투입돼 안정적인 토스와 강력한 서브로 김호철 감독의 기용에 확실하게 보답했다.

지난 26일 삼성화재에 1-3으로 패하면서 9연승이 저지된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까지 내줬더라면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가능성이 컸지만 대한항공에 풀세트 접전 끝에 역전승을 거두면서 16승3패로 2위 삼성화재(13승5패)와의 승차를 2.5경기로 벌린채 선두를 고수했다.

특히 강점인 블로킹의 위력이 중요한 순간 나타낸데다 좌-우 날개 박철우와 앤더슨이 절정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기 때문에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서브리시브 불안만 좀 더 보완이 된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포 신영수와 칼라의 강타가 폭발하면서 승리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렸지만 블로킹에서 6-13으로 절대적인 열세를 면치 못했고 고질적인 약점인 결정적인 순간 범실과 서브리시브 불안을 떨쳐내지 못하면서 다 이긴 경기를 눈 앞에서 흘려버리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지난 24일 삼성화재전 이후 3연패의 늪에 빠진 대한항공은 10승9패로 3위 LIG손해보험(10승8패)과의 승차가 0.5경기로 벌어졌고 결정적인 순간 범실과 서브리시브 불안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을 얼마만큼 보완하느냐가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달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자부에선 흥국생명이 트리플크라운을 작성한 해결사 김연경(30득점)의 맹활약에 힘입어 현대건설에 3-2(25-23 24-26 13-25 25-15 15-12) 역전승을 거두고 선두탈환의 불씨를 살렸다.

이날 흥국생명은 1세트 김연경과 황연주(21득점)의 폭발적인 강타로 먼저 세트를 따낸 가운데 현대건설의 강점인 끈끈한 수비에 고전하면서 2,3세트를 내리 내줬지만 4세트부터 수비가 살아난 사이 김연경과 황연주의 공격이 불을 뿜으면서 힘겹게 역전승을 엮어냈다.

한국 여자배구 최고의 스타 김연경은 후위공격 3점, 블로킹 4점, 서브 3점으로 개인통산 세 번째 트리플크라운(후위공격.블로킹.서브 3점 이상)을 작성하면서 외국인선수 카리나의 부상 공백을 말끔히 채워줬고 황연주도 무려 57.1%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김연경을 뒷받침하며 승리를 합작했다.

센터 김혜진(15득점)은 중앙에서 전민정(6득점)과 함께 빠른 몸놀림으로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물론 블로킹으로 4점을 올리며 제 몫을 충실히 해냈고 한송이(6득점)는 아직 경기감각이 완벽하지 않지만 서서히 컨디션이 올라온 모습을 보이면서 승리에 기여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27일 KT&G에 1-3으로 패하면서 자존심을 구겼으나 난적 현대건설에 역전승을 거두면서 자존심을 회복했고 11승4패로 GS칼텍스와 동률을 이뤘지만 점수득실률에서 약간 뒤진 2위를 마크하면서 선두탈환의 불씨를 여전히 남겨뒀다.

무엇보다 외국인선수 카리나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간판 김연경과 황연주가 카리나의 공백을 말끔히 채워준 것이 큰 힘이 됐고 이승현 감독이 추구하는 수비 조직력 또한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범실만 줄인다면 좀 더 안정된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다.

현대건설은 주포 아우리(24득점)를 필두로 한유미(22득점)와 양효진(17득점)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특유의 끈끈한 수비까지 뒷받침되면서 흥국생명에 2세트를 뺏었지만 상대 김연경과 황연주의 강타를 막지 못하는 바람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아쉽게 역전패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지난 4일 KT&G전 승리 이후 4연패의 수렁에 빠져든 현대건설은 5승10패로 4위를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3위 KT&G(7승7패)와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지만 최근 실종됐던 끈끈한 수비가 다시 살아난 것에 만족해야했다. <제주투데이 객원기자>

<허지훈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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