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제주지역 공무원들의 허리가 휘고 있다.

휴일에도 감귤원 간벌에 동원되는가 하면 양배추 사주기 강제 배당, 이제는 공무원 성과상여금도 반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경영기획실 이중환 정책기획담당은 16일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도민의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도 산하 간부공무원들이 인건비 일부를 자율 반납키로 했다고 밝혔다.

도지사는 연봉에서 일정비율(5%)를 반납하고, 4급이상 고위공무원은 연가보상비 전액을, 5급상당 공무원들은 성과상여금의 30%를 내놓는다.

이들은 성과상여금 등 인건비 중 일부를 갹출해 5억6000만원의 조성하게 된다.

이중환 정책기획관은 "이번에 모아진 재원은 현재 처리난을 겪고 있는 양배추 수확 작업 인력비로 지원하게 된다"며 "1인당 1일 6만3000원 중 순수인건비 5만원을 지원하게 됨으로써 양배추의 원활한 수확.유통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무원들은 휴일에도 감귤원 간벌에 동원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지사가 최근 간부회의 때마다 "감귤원 간벌 현장에 공무원이 없다. 담당국장이 책임지고 간벌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책임지라"면서 간벌 현장에 공무원들을 대거 '동원'할 것을 우회적으로 지시하기도 했다.

제주도 한 공무원은 "지난해부터 행정이 감귤에서 손을 떼고 농가 자율에 맡긴다고 했는데, 1년도 안돼 제주도가 대대적으로 간벌운동을 실시하는 등 행정의 일관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김 지사는 "최근 날씨가 좋아서 양배추가 터지고 있어 상품성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긴급한 처방이 필요하다"며 "축정과 한 부서에서만 1억3000만원 어치를 소비하고 있는데, 도시건설방재국에서는 전체적으로 1억6000만원에 불과하다. 좀 더 노력하기 바란다"고 지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양배추 사주기 운동을 전 부서로 확대 실시하고 있으며, 양배추 사주기 운동에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제주도가 부서별로 양배추 판매 실적을 배당해 해당 부서 공무원들이 양배추 강제로 배당받아 판매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공무원들은 업체나 호텔.식당 등에 강제로 할당하기도 해 문제의 소지를 낳고 있다.

20만원 상당의 양배추 판매를 할당받은 공무원 A씨는 "양배추를 팔 곳이 없어서 가족이나 친지 등에게 그냥 나눠주고 있다. 사실상 자비를 털어 양배추를 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울며 겨자먹기'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제주투데이>

 

<양두석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