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개월을 넘긴 김태환 지사가 삼복더위에 열 받았다. 12일 기자회견에서 "제주국제컨벤션 센터의 제주도지방개발공사의 경영합리와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나선 것이 그렇다.

취임 후 한달간 업무파악 과정에서 지사 자신도 혀를 내두를 만큼 어이없는 사안들을 만났다는 것이 주위의 이야기다.

김 지사 주변 인사의 이야기를 옮기면 왜 열 받았는지에 대한 대답이 나온다. 먼저 제주도지방개발공사와 의료원, 컨벤션센터 등 주요 유관기관의 인사 내용이다.

이 가운데는 책임자의 친동생들이 과장으로 재직하는가 하면 업무에 대해 전혀 경험이나 능력이 없는 이들이 진을 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받았다는 것.

특히 모 변호사의 경우도 형제가 앞에 열거한 기관의 본부장이나 모 재단의 사무국장으로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런데다 도의 굵직한 사업을 총괄 집행하는 개발공사의 경우 최근 100억원이나 소요되는 사업까지 수의계약으로 하려다 제동이 걸렸다는 것.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이정도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사업이 수의계약으로 집행되지 않았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지도·감독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이들 '낙하산' 또는 논공행상에 의해 자리에 앉은 이들이 선거 때마다 자리를 지키기 위해 업무는 뒷전에 두고 선거에 올인해 왔다는 것도 최근에 파악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고정월급을 받는 특정후보의 선거운동요원이라는 것이다.

더욱 열받게 만든 것은 최근 이들이 발빠른 변신으로 자리를 지키기 위한 온갖 구명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 곳곳에서 감지됐기 때문이다.

그런데다 김 지사의 성품을 잘 아는 이들 사이에서 "김 지사의 성격으로는 손을 대지 못할 것" "2년 후 선거를 위해 감싸 안고 갈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가 곳곳에서 흘러나오자 더욱 열 받았다는 것이다.

이 모두를 보고 받은 김 지사는 최근 "물러설때와 나설때를 모르는 이들에게 인간적인 회의감까지 느낀다"는 독백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규모 감사가 있으리라는 것은 이런 것들에 기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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