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와 강한 감정적 격분이 심장 박동수에 영향을 줘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미국 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최신호가 23일(현지시간) 밝혔다.

선행연구에서는 지진과 전쟁과 같은 재난이나, 심지어 월드컵 축구 등을 관전하다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례가 보고됐었다.

예일 대학교의 레이첼 램퍼트 박사는 "갖가지 원인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돌연사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 스트레스가 심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 실질적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램퍼트 박사 연구팀은 심장병을 앓고 있는 환자 62명을 대상으로 최근 분노를 느꼈던 일화를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고, 심전도검사를 통해 심장의 반응을 살펴봤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감정을 더욱 격하게 하도록 의도적으로 유도질문을 했다. 그 결과 환자들의 심장에서 나오는 전기파의 불안정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후 3년 동안 환자들을 추적 조사해 경과를 살펴본 결과, 최고 수준의 불안정성을 보였던 환자의 경우 부정맥에 걸릴 확률이 10배나 높아졌다.

램퍼트 박사는 "조사 결과, 최소한 심장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의 경우 분노와 격분이 심장의 전기파에 영향을 미쳐 돌연사를 이끌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상적인 심장 박동수를 갖고 있는 일반인에게 이 같은 결과를 적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신중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램퍼트는 "분노와 스트레스를 잘 관리할 수 있다면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돌연사 확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심장학회에 따르면, 심장마비로 돌연사하는 미국 사람들의 수는 한해 약 4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