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대학교 홈페이지 아나바다 장터.
경기불황이 제주 곳곳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대학가에서도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한창이다.

자취용품과 전공서적은 학생들끼리 사고파는 중고장터 이용하고 룸메이트를 구해 방값을 절약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살아남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주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인 '아나바다 장터. 학생들끼리 중고물품을 사고파는 이곳의 열기는 뜨겁다. 하루에도 각종 물건을 사고 판다는 내용이 60여건씩 꾸준히 올라온다.

가장 많이 올라오는 내용은 전공서적 판매.

용돈이 궁한 학생들 입장에서야 수업이 끝나면 필요없는(?) 책을 팔아 용돈도 챙기고 사는 입장에서야 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인 셈이다. 

한학기에만 수십만원이 드는 책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곳에서는 생활용품을 판매한다는 내용도 단골이다.

헌옷, 선풍기, 전기밥솥, 거울 등 종류도 가리지 않고 다양한다. 이런 자취필수품들은 나오기가 무섭게 금세 팔리기도 한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통학을 하다 올해 학기부터 자취를 시작했다는 김모군(25, 제주대 3년)은 "경기도 불황인데 새 것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웬만한 자취용품은 중고게시판을 통해 저렴하게 구입해 쓰고 있다"고 말했다.

모르는 사람과의 동거도 서슴치(?) 않는다.

1개월에 30만원이 넘는 원룸 임대료를 내기 위해 룸메이트를 구하는 것.

바늘구멍 들어가기보다 힘들다는 대학기숙사. 탈락의 고배를 마신 학생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최모씨(24, 부산시)는 "부산에서 혼자 와서 방을 구하려니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며 "담배도 피우지 않는다"고 제주대 하우스넷 게시판에 올려 놓기도 했다.

윤모씨(여)는 "한 학기만 지내실 분 구한다"며 "가스렌지,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용품도 갖춰져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하기도 했다.

"비싼 방값을 내고 혼자 산다는 것은 사치"라는게 이들의 공통적인 생각인 것이다.

경기불황에 직격탄을 맞은 대학가. 이들이 생존전략이 대학가의 모습을 바꿔놓고 있다. <제주투데이>

<강정태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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