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15총선을 계기로 우리사회에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적 견해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뜨겁다.아마 지난 4.15총선에 진보적 이념을 표방하는 정당다운 정당이 해방이후 50여년 만에 국민들의 표의 심판을 받고 당당히 국회에 입성한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러한 논쟁을 계기로 자신은 보수주의자, 아니면 진보주의자 하는 이념적 위상을 세우고 주위의 다른 사람은 어떠한 지 한번쯤 관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는 것도 같다.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를 돌이켜 보면 사회의 개혁과 진보를 위해 투쟁해 온 진보진영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은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반대로 진보주의자 임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도 객관적으로 볼 때 어쩌면 수구주의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갖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선진국 들에서는 수십년 전에나 있었음 직한 백가쟁명식 이념 논쟁이 신문등 언론과 사회를 뜨겁게 장식하는 것을 보면서 우리 사회를, 우리 자신을 다시금 돌아다 보게 된다. 그것은 어쩌면 해방이후 전개된 이념적 불구라는 우리 사회의 정치적,사회적 측면에서의 굴곡진 역정을 살풍경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해방과 분단을 거쳐 6.25 전쟁에 이르는 동안 전개된 우리 민족의 극심한 이념적 대립과 갈등은 우리 사회에 뒤죽박죽된 이념적 견해를 낳았으며 우리 민족 개인들의 삶도 덩달아 뒤틀리게 하였었다. 그러한 점은 얼마전 까지 남북간에 지속되어 나타난 극우와 극좌적 질서의 선명한 대립에서 잘 찾아볼 수 있다.

사실 보수와 진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고 또한 운동성을 띤 진행적인 개념이다.한때의 사회 변혁의 기수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현상유지 세력으로 안주하는 경향을 띠어 온 역사적 사례들 에서 이러한 점을 잘 살펴볼 수 있다.

오히려 인류의 지나온 역사적 과정을 돌이켜 보는 가치론적 관점에서는 보수냐,진보냐의 구분보다는 사회발전에 기여해 온 온건 중도파냐, 아니면 사회발전에 지장을 주어온 과격파냐 하는 구분이 더 타당하리라는 생각이다.

보수적 온건파로는 전통적 보수주의자,개혁적 보수주의자들을 들 수 있을 것이고 진보적 온건파로는 자유주의자, 민주사회주의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한편 극우 과격파에는 수구주의자,반동주의자,파시스트(국수주의자) 들이 있을 것이고 극좌 과격파에는 공산주의자,무정부주의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보수적 가치로는 사회적 안정과 공동체의 안녕과 평화를 지켜온 전통적 제 가치들에 대한 중시를 들 수 있으며 진보적 가치로는 민주화의 확대(기득권 세력들에 의해 부당하게 위축된 사회적 약자들의 위상 회복 같은 것들)와 인권,자유 등 인류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입장 등을 들 수 있다.

자, 위의 견해에 비추어 볼 때 우리들 각자의 이념적 위상은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이념 논쟁이 뜨거운 요즈음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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