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관.서귀포시청 서무담당
K형님!
늦은 나이에 부푼 꿈을 안고 공직에 입문 했을 때 형님을 처음 만나, 나이차는 별로 나지 않았지만 준수한 외모, 교사경력에서 느낄 수있는 박학다식, 투철한 공직자 상 등 많은 존경꺼리가 있어 기억을 되살려 일부는 의미를  재해석 하여 이 지면을 빌어 선배님과의 추억을 회상해봅니다.
 
K형님!
형님께서는 공직 생활을 하시면서 공, 사석에서 항상 『공직자는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 봉사하는 사명감을 가졌을 때 진정한 존재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라고 말씀하시며 후배 공직자들을 격려하고 닦달했던(?) 기억이 눈에 선합니다.

이제 와서 되돌아보니, 그 당시 우리 공직자가 생각하는 공통된 의식으로 생각하였기에 그런 말을 자신 있게 하신 지도 모릅니다. 형님의 말씀을 상기하며 언젠가 몇 사람의 후배 공무원에게 공직자 존재이유에 대해 물어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형님이 바라던 답을 얘기한 후배 공직자는 반을 넘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그 들 중에 한두 사람쯤은 진정한 공직자에 대한 의미와 보람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역시 요즘 신세대 공직자들에게 형님 시대의 국가관 과 봉사정신으로 동질감을 형성하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형님!
공직에 갓 입문하고 형님께서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실 때 부끄럽게도 형님께 인사 청탁을 했던 사실, 그때 형님께서 쓴 소주 한잔을 나누면서 논어속의 공자님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했던 말씀 기억나십니까.

논어 제9편 자한 12장에서 자공이 스승에게 ″아름다운 옥이 여기에 있다면 함속에 감추어 두겠습니까? 좋은 값을 받고 팔겠습니까?″하니 공자님이 말씀하시기를 ″팔아야지, 팔아야지″하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我待賈者也 : 나는 좋은 값을 쳐줄 주인을 기다린다.

″ 천하의 훌륭하신 공자님도 자신을 낮추면서, 자기 성찰을 통하여 주인을 찾고자 하는데, 하물며 평범한 우리들이 자기성찰을 통한 비전과 목표도 없이 쉬운 길로 남보다 앞서려고 한다는 것은 맞지 않은 일이다.

남에게 업무적으로 우수함을 인정받고 높게 평가되어 질 때 좋은 상사도 만날 수 있고 흔히 말하는 출세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하신 충고 너무 고마웠습니다.

 K형님!
건설교통과 근무 당시인가 봅니다. 그 당시에는 왜 그렇게 민원이 많았는지 몰라도 공무원이 어느 정도까지 시민들에게 봉사해야 되는가 하고 직원들과 함께 자주 토론했던 기억이 납니다.

시민을 위하는 공직자의 봉사자세로 복장, 표현, 친절 등 외적인 면에서 느낄 수 있는 태도적 봉사(態度的 奉仕), 역지사지(易地思之:민원인의 입장에서 생각)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정신적 봉사(精神的 奉仕), 최고의 업무지식으로 베푸는 기능적 봉사(機能的 奉仕), 행정의 희생을 감내하고 베푸는 희생적 봉사(犧牲的 奉仕)가 중요하며, 특히 정신적 봉사는 그 자체만으로 성립이 어려워 태도적 봉사, 기능적 봉사와 합치되어야 하고 희생적 봉사를 가미함으로써 시민에 대한 진정한 봉사가 되며, 시민에게 제공해야할 봉사는 시민이 만족을 뛰어넘어 감동 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한다는 토론회 말씀 항상 가슴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K형님!
저도 이제 공직생활이 10년을 채 안 남은 것 같습니다. 형님을 인생 선배로 직장 상사로 지냈던 지난날이 저에게는 많은 배움과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저가 그릇이 부족하여 형님을 많이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항상 저를 짓누릅니다.

형님의 빈자리는 너무 크고 안타깝지만 선배님이 남겨주신 공직자의 가치관과 자세는 어리석은 후배가 이어받아 아름다운 자리로 만들어 드릴 것을 약속드리며, 혹시 저의 이글이 형님이 쌓아온 공적에 누가 되지는 않을까 염려되고 또 염려됩니다.
 
형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 <김홍관.서귀포시청 서무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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