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경찰서가 지목한 최현규군의 추락지점.
전남 강진중학교 축구팀 소속 최현규 군의 사망사건과 관련,사건 종결 후에도 끊임없이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 경찰서가 재수사 불가 방침을 밝혀 사건 은폐 의혹이 더욱 더 짙어지고 있다.

특히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많은 허점이 들어나고 있음에도 이를 묵살해 ‘부실수사’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제주 경찰서 김백중 형사계장은 "그 사건은 이미 종결됐으며 재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 형사계장은 "최군의 부모가 추락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법의학자나 검사등의 전문가들이 조사를 충분히 해 종결지은 사건이다."며 "타살혐의점이 없어서 중지한 것인 만큼 특별한 증거가 포착되지 않는 이상 다시 수사할 일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 "부검인은 명확히 추락사라고 밝히고 있고 또 범죄 혐의자가 없어 종결지은 것인데 그렇게 미심쩍인 부분이 많다면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에 접수하면 될 것 아니냐."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제주지방검찰청도 이번 사건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진영 차장검사는 "재수사를 요구한다면 의혹만 제기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를 모두 갖춘 뒤 진정서를 내라."며 "진정서를 낸다면 검토 후 필요성이 발견될 경우 후임검사가 조사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부실 수사 여실히 드러나...
의문점 여전한데 재수사는 불가

이와 같은 경찰의 재수사 불가 방침은 제기되고 있는 의문점들을 단호히 묵살하는 것이어서 진실 규명의 길은 더욱 더 험난해졌다.

우선 정보공개 청구에 따르면 ‘척추와 엉덩이 뼈의 골절’을 설명한 수사보고서와 ‘척추,엉덩이부위 골절없음’을 명시한 부검감정서가 판이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고 제주경찰서가 의뢰해 발급받은 X-ray판독서 마저도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으나 제주경찰서는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최군의 사체 발바닥에 묻은 흰색 페인트의 근원을 찾기 위해 추락한 지점인 모텔 옥상 벽면과 옥상 출입문 주변에서 페인트를 체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으나 이는 굳은 페인트는 몸에 묻을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한 것으로 수사과정의 허점을 여실히 드러낸 부분이다.

담당 형사반장은 “현규군의 발바닥에 묻은 페인트와 옥상에서 체취한 페인트가 동일 성분이라고 했을 뿐 그것에서 묻었다고 단정짓지 않았다.”라고 말해 ‘추락사’로 규정짓기 위해 부합되지 않는 증거들까지 제시한 ‘껴맞추기’수사임을 짐작케 했다.

그리고 추락사에 비해 특별한 골절상이 없는 사체는 부모와 경찰사이에 논쟁을 가열시키고 있고 X-ray를 두고도 모 방사선과 전문의가 “추락사로 보기 매우 어렵다”라고 말해 ‘추락사’가 아니라는 최군 부모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더욱이 모텔 지하 주차장에서 사체에 묻은 시멘트 먼지 가루와 페인트의 유사성분이 발견된것은 무시할 수 없는 일이며 범죄 혐의자를 찾기 어려워 수사를 진행 시키지 못했다는 경찰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려워 보인다.

최군의 부친 최상웅씨는 "추락사를 의심케 하는 많은 증거들이 있고 또한 축구팀이 투숙중이던 모텔에서 다른 축구 부원들이 잠든 시간에 현규는 잠을 자지 않고 구타를 당했는데 그 혐의자를 찾아내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리며 "몇달전에도 진정서를 낸적이 있지만 형식적으로 검토하는 것에 불과하다 "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구타를 당해서 사망에 이르게 한 가해자도 밉지만 부실수사,껴맞추기 수사를 한 경찰도 용서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제주경찰서 김백중 형사계장은 “이 사건에 관해 담당 형사반장에게 보고를 받았다.”고 밝히면서도 “구타당하다 피하기 위해 추락했다면 그 구타자에게 법적인 책임이 있기 때문에 수사하지 않을리가 없지만 구타당한 후 그것을 비관해 떨어져 죽은 것을 어떻게 하겠느냐” 라고 제주경찰서의 사건조사결과 발표와 정반대의 발언을 해 또다른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다.

[기사제휴=김희원 기자 http://www.theweb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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