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길 국방부장관도 '경질'

28일 예정됐던 추가개각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포함됐다. 당초 NLL 사건과 관련해 조영길 국방장관의 경질만이 예상된 상황에서 1기 개각의 상징인 '강금실 교체'는 청와대의 '개각카드'가 국정2기의 조직장악을 위한 노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난 것이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후임에는 참여정부 출범 초기 '선수파괴 인사'에 불만을 품고 검찰에서 물러난 김승규 변호사가 임명돼 검찰개혁 이후 '검찰 달래기' 측면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8일 강금실 법무부장관과 조영길 국방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국정2기를 위한 추가개각을 단행했다.

새로 임명된 후임 법무부장관에는 김승규 변호사가, 국방장관에는 윤광웅 청와대 국방보좌관이 결정됐다. 이번 노 대통령의 추가 개각은 참여정부 집권 2기를 위한 마무리 차원의 성격이 짙다. 특히 이번에 교체된 강금실, 조영길 장관은 지난 해 2월 참여정부가 출범할 당시부터 노 대통령과 국정운영의 손발을 맞춰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청와대와 여권은 이번 개각으로 본격적인 국정중반이후의 진용이 갖춰진 만큼 국정운영에 있어 정부조직의 보다 활성화된 모습이 이뤄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이번 인사조치에서도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인사를 단행한다”는 참여정부의 인사원칙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무형 개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역시 집권 초기부터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공개한 바 있다.

조영길 국방장관의 교체는 이미 예견된 상황이었으나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사임은 28일 오전 전격적으로 알려져 강 장관의 사임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 장관의 경우 약 1년 6개월 동안의 장관직을 무리없이 수행했다는 점에서 참여정부 1기 장관으로의 역할을 다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조영길 국방장관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고 있으나 조 장관의 경우 최근 NLL 사건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과 국방부 장관 교체과정에서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의 경우 고비처 신설문제, 대법관 지명 문제 등으로 인해 법조계와 관련한 주변의 논란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신임 국방부 장관으로 윤광웅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임명한 것 역시 ‘아랫돌 빼서 윗구멍 막기’ 이상이 아니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장관급 인사와 함께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에 김현종(45) 통상교섭본부 조정관을 임명키로 결정했다.

강금실 전격 경질신임 김승규 장관 임명 '검찰 달래기'

강금실 장관의 교체는 법무부 내부에서조차 예측하지 못한 ‘전격적’으로 진행됐다. 28일 오전 강 장관의 교체사실이 확인된 시점부터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교체원인에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국정 2기의 기본 컨셉이 안정적인 국정과제 수해이라는 점에서 강금실 장관의 법무부 개혁은 참여정부 1기의 역할로 종결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을 권력기관으로 상정하고 있었으며, 집권 이후 줄기착게 주장한 것이 권력기관의 권력독점 제거라는 점에서 강금실 장관의 주요 성과를 검찰개혁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강금실 장관은 장관 재직시절 ‘강효리’라고 불릴 정도의 뉴스메이커였다. 그런만큼 강금실 장관에 대한 교체이유는 관심대상이 되고 있다. 정찬용 인사수석은 이와 관련해 급작스러운 결정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정 수석은 공식적인 브리핑 이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일부에서는 인사추천위가 어제 열렸으니 하는 보도등을 했는데 인사추천위는 지난주에 진행됐고 그 자리에서 강 장관과 조 장관 모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2기 운영이 정부의 강력한 부처장악력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강금실 장관의 교체배경은 검찰과의 연이은 갈등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강금실 장관이 대검 중수부의 대선자금 수사 이후 사퇴를 고려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말하고 있다. 또한 대선자금 수사 종결시점부터 송광수 검찰총장과의 갈등이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대상이다.

또한 참여정부의 한 축인 열린우리당과 강금실 장관의 갈등설도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떠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강 장관과의 갈등은 지난 1년 6개월 동안 전면적 양상으로 확산된 적은 없으나 열린우리당 내 법률가 그룹등과의 의견차이가 계속되어 왔다는 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황이다. 그러나 이 역시 신기남 열린우리당 의장 등 당 지도부들은 “갈등설은 사실무근이다”라며 부인하고 있다.

조직장악력 측면에서 본다면 김승규 변호사의 법무부장관 임명은 참여정부 출범 이후 누적되어 왔던 검찰의 불만을 다소 해소할 수 있는 카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승규 신임 장관은 강금실 장관의 ‘선수 파괴’에 항의하며 사표를 제출하고 검찰을 떠난 전력이 있다. 또한 내부승진이나 법조계 출신 정치인을 피한 점 역시 관심대상이다.

이와 함께 일부에서는 김 신임 장관이 전남 광양 출신이라는 점에서 호남 배려용이라는 분석도 함께 하고 있다. 지난 차관급 9명에 대한 인사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영남인사가 많았던 점에 대해 당시 정찬용 인사수석은 “지역에 대한 안배도 중요하지만 모든 인사에서 지역을 첫번째 요소로 삼는 것은 아니고, 이번에 약간 어긋났더라도 전체적인 차원에서는 지역안배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승규 신임 장관의 역할은 검찰내부 단속에 집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법무부 관련 현안으로 떠오른 고비처 논란에 대한 내부 반발을 잠재워야 하며 검찰을 포함한 법무부 수장으로서 남아있는 대법관 임명 역시 논란 없이 마무리 해야 한다는 1차 과제를 떠안게 된 것이다.

조영길 국방 '문책성 경질' 성과 있으나 NLL 관련 오점
신임 장관에 윤광웅 보좌관, 군 장악 위한 다목적 카드

강금실 법무부 장관의 인선이 ‘교체’라는 측면에 집중된 반면 조영길 장관의 경우는 ‘경질’성격이 강하다.

즉, 조영길 장관의 1차적이고, 핵심적인 인사사유가 NLL 사건에 대한 책임자 문책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국방부 장관 대상자를 둘러싼 관심의 초점은 최초의 민간인 국방부 장관 탄생여부에 관해서였다.

그러나 청와대의 선택은 윤광웅 국방보좌관이었다. 청와대가 윤 보좌관을 선택한 것은 군 기강문제로 가뜩이나 뒤숭숭한 군의 사기를 위해 군 출신이지만 노무현 대통령과의 코드를 일치 시칠 수 있는 ‘다목적 카드’를 선택한 것이라고 판단되고 있다.

윤광웅 신임 국방부 장관은 군출신이지만 해군출신이고, 이미 전역군인이라는 점에서 군과 민간 사이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또한 그동안 청와대 국방보좌관으로 노무현 대통령의 군사정책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찬용 인사수석 역시 신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신임 장관은 해군출신이지만 국방부와 합참 등 군의 전체적인 문제를 다루는 곳에서 일했으며, 국방보좌관으로 대통령이 생각하고 있는 군의 변화에 대한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선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청와대의 국방부 장관 교체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참모인 국방보좌관이 행정부처의 수장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내부승진이나 새로운 발탁인사가 아니라 관련인사의 수평적 자리교체라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청와대는 공석이 된 국방보좌관에 대한 인선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신임 국방보좌관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28일 중으로 발표되지는 못할 것 같다”고 전하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적합한 인물발굴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는 점을 시인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미 외교부장관 임명과 관련해 ‘참모진의 행정부처 이동’을 한 바 있다. 당시 반기문 청와대 외교보좌관을 외교부장관에 임명하면서 후임 외교보좌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청와대 외교보좌관직은 공석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7.28 개각 인사 프로필

참여정부 초기 강금실 장관의 첫 작업이었던 기수파괴 인사의 최대 희생자로 평가받고 있다. 당시 김승규 부산고검장은 사시 12회 동기인 송광수 검사의 검찰총장 임명이 되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검찰을 떠났다.

검찰직을 물러날 때 김 신임 장관은 “저는 오늘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무능한 선배로 한없는 자괴감을 느낄 뿐 할말이 없다”는 퇴임사를 통해 강금실 장관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그러나 검찰내부에서는 청렴-선비형으로 통하고 있다. 특히 대전법조비리사건 당시 감찰부장을 수행하면서 동료검사 수사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었다.

△전남 광양 △서울법대 △사시 12회 △서울지검 형사5부장 △수원지검 차장 △서울지검 남부지청장 △대검 감찰부장 △수원지검장 △광주고검장 △법무차관 △대검차장 △부산고검장 △법무법인 로고스 대표변호사

◈ 윤광웅 신임 국방부 장관 (62)
육사출신, 육군계통의 장교들이 군의 주요요직을 두루 섭렵하는 그동안의 군 관행을 감안하면 해사출신으로 해군계통을 넘어서 군 전체의 주요보직에서 핵심역할을 해 왔다. 특히 작전과 정책부분에서 군 재직시 뛰어난 역량을 발휘했으며 DJ 정부인 지난 1999년에는 유력한 해군참모총장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에는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역임하며 국방계획 전반에 대한 로드맵을 구성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영어실력이 우수해 미국 뿐만 아니라 국제적 협력-협상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동래 △부산상고 △해사 20기 △해군 5전단장 △2함대 사령관 △국방부 획득개발국장 △해군 전투발전단장 △작전사령관 △참모차장 △비상기획위원장 △청와대 국방보좌관

◈ 김현종 신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 (45)
주요 학위를 미국에서 받은 유학파로 국내는 물론 미국에서 국제변호사 활동을 했다. 국내에서는 민변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대학교수를 거쳐 외교부와 인연을 시작했다. 그동안 통상교섭조정관으로 활동하면서 대외적 협상과 관련부처간 이해조정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 △미 컬럼비아대 △미 밀뱅크 트위드 법률사무소 변호사 △김신&유 법률사무소 변호사 △홍익대 무역학과 조교수 △외무부 자문변호사 △통상교섭본부 통상전문관 △WTO 법률국 법률자문관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

[기사제휴=이수남 기자 post194@ewincom.com]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