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군 성산읍 신풍리 속칭 남산봉 버덕에 수년간 공사장 토석이 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이 곳의 지목이 임야이기에 무단 형질변경은 죄가 된다. 주민들마저 모르게 몰래 신풍리 마을 소재 토지에 '쓰레기'를 버린 것이다. 비록 신풍리 주민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주민들의 생각은 이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농촌에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왜 신풍리만 그러냐는 것이다.

또 남산봉 버덕과 이어지는 3억짜리 배수로 공사가 토석 매립과는 무관하게 이뤄진 숙원사업이라는 것이다.

물론 주민들이 배수로 공사를 남군으로부터 따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라는 것은 굳이 그 상황을 보지 않아도 알 듯 하다.

또 남산봉 버덕 주변 토지가 예전에도 침수가 있어 배수로 공사가 필요했다는 것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상식이 뒤집어져야 농촌이 산다는 것이다. 즉, 마을에 매립이 왕왕 이뤄지고 있는데 마을 소유지이기 때문에 감시가 어려웠다는 이유로 이를 문제 삼지 않는 것이 문제다.

꽤 규모 큰 공사를 관으로부터 따냈다고 해서 업적으로 삼는 풍토 또한 문제다.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꼭 필요한 공사여야하지 않는가.

매립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환경단체는 배수로 공사와 관련해 대규모 공사가 있음직한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남산봉 버덕은 빗물이 고이는 지역이고 또한 물빠짐이 좋다. 남산봉 버덕에 공사장 토사나 흙이 마치 난지도처럼 몇 겹에 걸쳐 매립되지만 않았어도 소규모 배수 공사로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곳에는 순수한 토사나 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군데군데 시멘트 덩어리가 발견됐고 땅을 파들어 가보니 목재들이 손쉽게 발견됐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문제는 바로 문제의식이다. 환경 의식인 것이다. 자신의 마을에 공사장 폐기물이 묻히는데 왜 이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고 단지 이러한 문제가 들춰지는 것에만 불만을 토로하는가.

대파대립이란 말이 있다. 크게 부수고 크게 세우자는 말인데. 남제주군 성산읍 신풍리에는 큰 수술이 필요하다.

농촌을 살리는 길이 과연 무엇인가. 마을의 토지가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것에 대해 불쾌해 하고 또한 이를 해결해나가는 게 진정한 길일 것이다. 신풍리를 업신여긴 건 아무도 몰래 수년간 신풍리 남산봉 버덕, 즉 마을 소유 토지에 공사장 쓰레기를 버린 자들이다.

어찌됐든 기자는 이번 신풍리와 관련한 보도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많이 분노하고 있다는 점에서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 나은 농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갈등 또한 겪어봐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신풍리는 테마마을로 지정돼 살기 좋은 농촌을 꿈꾸고 있다. 마을에 정겨운 마을 운동장을 만들어 이웃간 화합을 다지고 있다.

열심히 마을을 위해 일하는 지역의 리더들과 장성한 자식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묵묵히 농촌의 일을 돌보는 우리네 어르신들이 계신 곳이다.

이번 보도로 인해 농촌지역 구석에 공사장 토사나 돌들을 매립하는 악덕 건설업자들이 경각심을 가진다면 소기의 성과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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