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희씨.
얼마 전 성황리에 끝난 ‘유채꽃 국제걷기대회’에 참석했었다.

참가비 5,000원을 냈다. 그리고 대회 당일 3,000원짜리 제주사랑 상품권을 받았다. 상품권의 수요를 늘리려는 행정기관의 심정도 이해가 되었지만 기분은 썩 좋지 않았다.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서 도입된 제주사랑 상품권의 발행이 시작 된지가 3년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아직도 행정기관이 많이 주도하는 것 같다.

나는 매월 받는 수당의 일부를 의무적으로 제주사랑 상품권으로 받는다. 가끔씩 공무원이 사들이는 상품권 판매액 말고 순수하게 민간인이 사는 상품권의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해진다. 그런데 현금과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제주사랑 상품권은 사용처가 제한되어 있어서 불편했다.

재래시장을 일부러 찾아야 하거나 대형 마트보다 가격이 약간 비싼 동네 마트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가지고 있는 상품권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끔씩 재래시장에 간다. 이제는 내 나름대로 제주사랑 상품권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나는 주로 대형 할인마트를 이용하는데 그 곳이 썩 마음에 들어서 가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가깝기 때문이고 장보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물건이 재래시장보다 더 싱싱하거나 싸다는 생각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카드 결제가 가능하고 포인트 적립 등 대형마트가 가지고 있는 장점 때문에 이용한다.

재래시장이나 동네 마트도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물건이 다른 곳보다 싸고 싱싱하다는 재래시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서 상인들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형마트가 하고 있는 서비스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번 찾은 소비자가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물건을 덤으로 하나 더 준다든지 해서 단골을 만들거나 가격 흥정을 한다든지 그런 유인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요즈음은 공산품 뿐만 아니라 식료품도 인터넷으로도 많이 구매한다고 들었다. 시장 경쟁은 더욱 다양화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잘 가는 생선가게가 있다. 그런데 그 곳 주인은 내가 여러 번 가도 꼭 정량대로 가격을 받는다. 제주사랑 상품권도 물론 받지 않는다.

계산 할 때는 내심 덤으로 더 주었으면 하지만 주인 얼굴을 봐서는 그런 말이 입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 가게를 찾는 이유는 단 하나다.

그 집 생선이 다른 곳보다 맛이 좋기 때문이다. 약간 손해 보는 셈치고 덤으로 생선 한 토막이라도 더 주면서 웃는 낯으로 앞으로도 많이 이용해 달라는 얘기를 덧붙이면 물건 사는 나는 기분 좋아서 다음에는 그 집만 계속 찾을 것 같다.

앞으로는 제주사랑 상품권이 유명 백화점 상품권 못지않게 선물 받는 사람이 기분 좋게 받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이정희.서귀포시 중문동 주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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