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윤씨.
최근 농촌진흥공무원 전국동아리인 국제농업전문지도연구회 과제발표에 참석하여 너무나 놀라운 사실을 알았다.

다름아닌 강원도 고성에서 녹차재배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면적도 2005년 3㏊에서 지난해에는 10㏊까지 늘어났고 계속 면적이 증가하는 추세란다.

녹차는 제주를 비롯한 남해안 일부에만 재배하는 작물로 알아왔던 상식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기회에 전국적인 농작물의 주산지 변화를 곰곰 생각해보자.
우선 한라봉은 전남 나주를 비롯하여 북위 35°30‘전후인 경남 밀양시까지 북상하여 이미 제주의 전유물이 아닌 대표적인 농작물이고, 신촌의 월동배추, 양배추 월동재배는 전라남도 등지에 이미 정착되어 제주의 겨울작물을 위협하고 있다.

대구의 사과는 강원도 양구까지, 경북 김천의 포도는 강원도 영월까지 재배가 확산되어 이제는 특정지역의 주산지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이다.

배역시 지금까지 경기도 남양주가 한계지역이란 상식을 깨고 휴전선 접경지역인 연천군까지 북상하여 “연천병배(배 열매를 어릴때 병에 담아 키운 배)”를 특산품으로 기존의 주산단지의 아성을 허물며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경북 청도복숭아는 강원동 춘천까지 올라갔고, 충남 금산의 인삼은 강원도 횡성까지 북상하여 그 명성이 퇴색되고 있다.

여름철 미식가들의 입을 즐겁게 해주는 자리돔은 이제 울릉도 인근해안에서 쉽게 관찰이 되어 이제는 아에 터줏대감으로 자리메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지구 온난화의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농업이 나아갈 방향은 열대과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현재 망고, 블루베리, 아떼모야 등 열대농작물이 일부 재배되고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열대작물을 도입하여 지역적응 시험과 소비성향 조사 등 새로운 도전이 필요할 때이다.

최근의 관심사는 ‘변화’이다. 일을 하지 않고 질타받는 것은 퇴보이지만, 일을 한 뒤의 질타는 더 많은 발전을 위한 동기가 된다.

물론 새로운 작물 도입과정에서 많은 실패와 난관에 부딪힐 것은 각오하고 과거의 묵은 생각을 과감하게 버리고 제주에 맞는 새로운 농작물 지도를 그려나가는 것이 제주만의 도전농업이 아닐까 생각한다. <김창윤.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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