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장, 교차로, 신구간, 활주로, 일출봉, 굿모닝…. 공통점은 제주지역에서 발행되고 있거나 발행됐던, 서민들에게 무척 낯이 익은 생활정보지. 그러나 그동안 부동산, 자동차 매매, 구인구직정보 등을 전문으로 다루면서 인기를 누려온 생활정보지들이 끝 모를 경기 침체와 맞물려 잇달아 퇴출되면서 ‘오일장’ 대 ‘교차로’ 양강 구도로 압축된 가운데 시장 선점을 위한 물량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포털 부문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검색시장에 NHN과 다음, 야후, KTH가 잇달아 뛰어들면서 기존 오프라인 생활정보지 시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오일장 vs 교차로 ‘혈전’

전국 생활정보지 시장은 ‘벼룩시장’과 ‘교차로’ 양강 구도로 압축되고 있는 것과 달리 제주지역의 생활정보지 시장은 오일장(발행·편집인 김형규)이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오일장은 그러나 후발주자인 교차로가 물량공세를 펴면서 꾸준히 영역을 확대하는 바람에 지난 2002년 연간 매출액 50억원을 정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추세다.

교차로는 기존의 생활정보지인 ‘활주로’를 인수하며 제주시장에 진출했다. 교차로는 자본력을 앞세워 증면경쟁에 나서 시장을 잠식해 나갔다. 교차로는 이 과정에서 ‘신구간’ 생활정보지를 인수한 데 이어 작년에는 문을 닫은 ‘굿모닝’의 기자재를 인수하는 등 계속 규모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오일장도 이에 맞서 신구간(제주 고유의 이사철)을 앞두고 겨울 성수기가 되면 최고 150면을 발행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상황은 썩 좋은 게 아니다. 출혈경쟁 과정에서 광고단가가 크게 떨어진 것. 증면과정에서 광고 유치를 위해 ‘덤핑’경쟁도 주저 않다 보니 광고 단가가 기존 가격보다 50%가까이 떨어진 것. 1회 8000원을 받던 ‘줄’광고는 4000원대까지 밀려났다.

포털 영역확대…기존 오프라인 생활광고지 영향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맞물려 시장 규모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 업계에서 보고 있는 도내 생활정보광고 시장규모는 연간 60~7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변수가 또 생겼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이 잇따라 지역검색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이 젊은 세대의 주된 정보원으로 자리잡으면서 생활정보지의 위축세는 더욱 완연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은 다음로컬(local.daum.net) 서비스에 `스페셜 등록'과 `박스광고'라는 상품을 시작으로 기간이나 업종, 지역에 따라 차별화 된 광고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NHN(대표 김범수)는 지난 7월 네이버 지역정보서비스(local.naver.com)의 키워드를 유료화하기로 하고 지역과 업종명을 함께 검색할 때 검색 결과 위에 보여주는 `지역 프리미엄'과 지도를 같이 보여주는 `지도 가이드' 등 2가지 상품을 내놓았다.

KTH(대표 송영한)는 파란의 지역 검색 서비스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한미르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 이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제 불황과 광고시장 위축, 미디어 시장의 공급 과잉, 뉴미디어 매체의 도전…. 지금 생활광고지 시장이 처한 위기는 그만큼 중층적이고 복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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