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일(왼쪽)-이낙연 의원.
"결국은 내가 이긴 셈"

지식경제부가 1일 제주 추자도와 전남 영광군을 각각 '참굴비.섬체험특구' '굴비산업특구'로 지정한 가운데 제주출신 강창일의원(민주당.제주시 갑)이 굴비특구 지정을 놓고 같은당 이낙연 의원과 '물밑 한판승부'를 벌인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오래전에 국민들의 뇌리에 박힌 '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군이 지역구. 전국 최대 참조기 생산지로서 요즘 말그대로 '뜨고있는' 추자도를 특구로 지정하기 위해 그와 '보이지않는' 승부를 펼쳤다는게 강 의원이 전언이다. 

강 의원은 재선, 이 의원은 국회 농수산식품위원장을 맡고있는 3선 중진이다. 다선 여부를 떠나 특구지정 심의를 맡은 상임위의 위원장이라면 말하지 않더라도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란 예상은 할 수 있다. 

강 의원은 이날 특구 확정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추자도특구 지정을 둘러싸고 굴비로 유명한 영광군의 집단적인 반발과 이 지역 3선의원인 이낙연의원의 존재로 인해 특구지정 권한을 쥔 지식경제부의 시름은 깊어만 갔다"고 저간의 사정을 소개했다.

그는 이어 "두 의원간의 보이지않는 한판 승부와, '영광굴비'라는 고유의 브랜드네임을 갖고있는 영광군을 의식해 추자도특구 지정에 난색을 보이던 지식경제부는 결국 추자도를 영광군과 함께 특구로 공동 지정함으로써 강창일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고 자평했다.

'영광굴비'는 과거부터 명성이 자자했기 때문에 공동지정 자체가 제주(추자도)로선 큰 성과이고, 자신 역시 승부에서 이겼다는 논리다.

강 의원은 조금은 겸언쩍었는지 "추자도 특구지정은 발빠른 신청으로 기민한 행정력을 선보인 제주시와, 보이지 않는 정치적 압력을 슬기롭게 극복한 강창일 의원의 협력이 돋보인 작품"이라고 제주시에도 반쯤은 공을 돌렸다.

'보이지 않는 한판승부' '지식경제부의 시름' '이낙연의원의 존재' '보이지않는 정치적 압력'...

그의 발언 어디에도 승부의 한 축인 지식경제부, 혹은 이낙연 의원의 가시적 제스처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쯤되면 "누가 봤어?"라는 반응이 나올 법도 하지만, 특구지정이라는 좋은 결과로 인해 제주시 관계자들도 싫지않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제주투데이>    

<고상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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