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세계사 공부를 할 때 우리는 중국을 '잠자는 사자, 중화민국'이라고 배웠다. 그 때만 해도 중국은 잠자는 사자처럼 세계 속에서 자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1990년대 초 필자 일행이 중국 여행을 할 때만 해도 중국은 솔직히 우리나라 1960년대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 시절에 노예선 방불한 선박을 타고, 우리 일행은 흑룡강을 거슬러 올라 연변도 돌아보고, 집안(集安) 등 접경지역을 중국을 통하여 들여다봤다.

백두산에도 오르고, 압록강 줄기에서 '언제 다시 올 수 있겠느냐'며 멱을 감기도 했다. 그때 집안 일대는 고구려의 유적들이 거의 무방비 상태로 내버려져 있었다. 그런 중에 광개토대왕릉을 비롯하여 적석총(積石塚) 같은 고구려의 유적을 돌아볼 때는 솔직히 어깨가 으쓱해지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 이미 중국은 일부 지역에서 가라오케 같은 관광을 위한 시설들이 하나 둘 들어서기 시작하여 변화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 무렵부터 그들은 야수의 발톱을 갈고 있었음을 요즘 들어서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매스컴을 통하여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들은 아예 우리 정부의 수립 이전 역사를  지워버리고 있으며, 부인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일본은 그 동안 여러 가지 드러난 자료에 의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기회만 있으면 아직도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다. 우리가 아무리 노래방에서 "그 누가 아무리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도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목청 높여 부르는 데도 일본은 독도를 '다께시마'라고 우기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왜 우리 나라가 요즘 와서 주변 강대국들로부터 이런 집적거림을 당하게 되는가 하는 점이다. 그것을 쉽게 아이들의 노는 모습에서 비유해보면 부잣집 아이거나, 잘 나가는 아이들이 왕따 당하는 경우란 흔치 않다. 어딘가 모자라고, 못나 보이는 아이들을 친구들이 따돌린다.

우리가 어쩌다가 IMF를 겪게 되고, 그 후 계속 국민들 살림은 힘들고, 정치는 역량을 펴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우리가 '위기'임을 느끼고 있는 터에 국제적으로야 우리의 위상이 오죽할 것인가.

정부가 뒤늦게나마 문제가 되고 있는 '고구려사'에 대책기구를 만들고, 강력 대처하기로 했다고 하지만 그들이 쉽게 물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은 애초부터 맘먹고 주변 약소국인 우리를 넘보겠다는 수작이 아닌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민들이 힘을 합쳐 국운을 일으키고, 국력을 길러야 할 터인데 정치인들은 여 야로 갈려 싸움만 일삼고, 백성은 안중에도 없으니 도대체 이 나라가 어디로 떠가는 것인지 안타깝다.

역사를 통해 우리가 중국과 일본에 침략을 당했던 경우가 도대체 몇 번인가. 역사를 따져보면 야속한 생각이 들지만. 그러나 이제 역사를 따질 계제도 아니다.

국민들 모두가 힘을 뭉치고, 일어나 나라를 굳건히 세워놓지 않으면 안 된다. 내면의 힘을 기르며, 당당히 대응해야 한다. 그 길만이 세계의 호응을 받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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