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공원으로 조성하려 하는 안덕면 창고천이 오염 우려에 허덕이고 있다. CJ그룹이 운영하는 창고천 인근에 자리잡은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비만 오면 폐수가 창고천으로 그대로 방류되기 때문이다.

이 폐수에 관해 나인브릿지 골프장 관계자들은 저마다 “비가 와 넘치는 물"이라고 설명하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이 물은 농약 성분의 오염이 없다며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문제는 없다고 덧붙여 강조한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의 창고천 오염에 대한 우려는 최고조에 달했다. 이들은 수없이 민원을 제기하는 한편 급기야 언론과 관계기관에 오염 정도에 관해 조사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주민들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 창고천은 예부터 맑은 물이 흘러 원앙 서식지로 유명하며 장난끼 많은 아이들은 냇가에서 멱을 감고 힘든 밭일을 마친 어른들은 고된 노동을 달래는 휴식처였다는 것이다.

이런 창고천 인근에 3년 전부터 위화감이 들 정도의 고급 골프장이 들어서더니 난데없이 거품섞인 물이 창고천으로 흘러들어갔으니 주민들의 착찹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비단 골프장으로 인한 환경훼손은 나인브릿지만이 아니다. 민관합동감시단은 지난 6월 초 공사중인 골프장 블랙스톤, 스카이힐, 엘리시안, 로드랜드 등 4곳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사후관리실태를 점검했었다.

민관합동감시단에 참여했던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그야말로 허탈했다"고 점검 결과를 평했다. 그도 그럴 것이 4곳의 골프장 모두 환경영향평가 협의내용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골프장들은 이 조사를 통해 페어웨이 차수대책에 대한 검토 없이 코스를 조성하거나 하천 수질조사의 미실시, 수질 조사 결과 비교 분석자료 미비 등 사후 환경영향조사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모두는 개발사업자가 용역을 줘, 환경영향평가를 도맡아 시행하는 현재 평가서 작성이 개발 사업자들에게 그저 통과의례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근거다.

잠깐 말을 돌리자면 골프장 개발 이익금의 지역환원도 요원하다. 도내 골프장 사업자들은 국제자유도시특별법과 조례특례제한법상의 조세감면 근거를 제공받고 있다.

그러나 관련법 개정으로 관광진흥기금과 지역개발기금이 폐지돼 사실상 골프장 경영을 통한 이익금의 지역환원은 고용창출과 관광객 유치 등으로 제한돼 있다.그러나 골프 관광객들의 관광동선은 도민들이 반길 만큼 넓지 않다. 항공요금을 올린 항공사들의 비행기를 타고 내도해 큰 규모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고 숙박과 식사는 고급 호텔에서 해결한다.

다시 골프장으로 인한 환경문제로 돌아와 마무리하고자 한다. 결론은 각 분야의 폭넓은 민관이 합동으로 참여하는 사전환경영향평가제 시행이다. 골프장 개발 사업자가 골프장 개발로 인한 환경피해를 조사할 것이 아니라 사전 환경영향평가제는 도민이 주체가 돼 실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공사가 들어 간 골프장과 이미 조성된 골프장에 대해서도 민관환경감시단의 철저한 감시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며 지역 주민들의 민원제기에 있어 관계기관의 즉각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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