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4·3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땅입니다. 또한 변혁과 항거의 개혁적인 도시입니다. 제주언노협이 오늘 출범하는 것은 언론개혁과 사회적 변화의 바람이 제주에서 불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주지역언론노동조합협의회(이하 제주언노협)의 출범을 축하하기 위해 18일 제주를 찾은 신학림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날 제주언노협 출범의 의미를 이같이 평가하고 제주지역 언론인들의 단합된 새출발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 제주를 찾은 소감은

이미 부산과 경남, 대구와 경북, 경기와 인천지역 등에 지역언노협이 결성돼 활동중이다.

4·3 민중항쟁의 정신을 간직한 제주가 오늘 지역언노협의 출범을 알림으로써 언론개혁과 사회적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제주언노협을 이끌고 있는 분들이 훌륭한 자질과 역량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기대감을 갖게 한다.

- 오늘날 언론현실은 어떤가

지금까지 우리 언론이 노동문제에 대해 제대로운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내부비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제주지역 언론노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결의를 다지는 오늘 행사도 언론 스스로가 과거의 잘못에 대해 반성하는 자세로 앞으로의 미래를 개척해나가자는 의미다.

- 언론의 역할을 말해달라

지난 1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진중공업 김주익 노조위원장의 비보는 재벌의 횡포가 어떠한 지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사정에도 한나라당과 민주당,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까지 노조가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언론인들 스스로의 반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제주에 사는 사람들은 강하다. 또한 단합되어 있다. 시민사회단체 등과 힘을 모아 변화를 이뤄나가야 한다.

- 독과점 신문 시장의 병폐가 심각하다

우선 신문시장은 공정한 경쟁 대신 돈을 이용한 불법과 탈법이 난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를 고쳐나가야 한다. 신문발행부수공사제도(ABC)가 있지만 독과점 신문들의 경우 무가지가 35%에 이르고 있다. 이조차 ABC제도를 엄격히 적용할 경우는 50%를 넘기도 한다.

공정위는 이제 족벌 언론의 불법과 탈법 행위를 바로잡아나가야 한다. 이제 공정위는 신고를 기다릴 게 아니라 대도시의 경우에는 공익근무요원을 동원해서라도 단속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 제주언노협에 대한 지원 계획과 제 역할은?

충분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매월 전국언노련 차원의 지역지원금을 지급할 것이다. 또한 협의회에서 사업을 벌일 경우 개별적으로 추가 지원할 것이다.

기존 언론시장에서 편집권 독립을 이뤄나가야 한다.

자연계의 질서를 설명하는 '복잡계'란 이론이 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과학이론인 '나비효과'를 보더라도 사회적인 연쇄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오늘 제주지역언노협의 출범이 한국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 확신한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