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선 소방파출소 이방 김동환
사회에 있을 때 운전하다 가끔씩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지나가면 괜히 짜증이 나곤했다.

‘뭐가 저리 바쁘다고 시끄럽게 가는지…’

구급차 안에서의 급박한 상황은 생각도 못한 채 불평불만만 가졌던 나였다. 하지만 의무소방원으로 입대하여 서귀포소방서 표선소방파출소 구급현장 보조로 복무하는 지금, 그때의 어리석은 생각들이 부끄럽기만 하다.

밤낮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상황에 신속히 출동해야하는 119 구급대. 촌각을 다투는 현장에서 환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병원까지 안전히 이송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사고현장을 겪어보기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다.

구급신고를 접수받고 달려가면 사경을 헤매는 환자에서부터 술을 마시고 머리가 아프다고 주정하는 환자까지 여러 상황의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정작 구급대를 힘들게 하는 것은 환자가 아닌 사고 현장과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어버리는 당황한 신고자나 급한 마음에 구급대원을 재촉하며 욕을 하는 보호자, 구급차 앞을 막아서서 양보하지 않는 차량 등 환자의 신속한 이송을 본의 아니게 방해하는 행위들이다. 구급대를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원활한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이와 같은 일들은 필히 지양되어야만 할 것이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회복을 돕는 것은 비단 구급대만의 역할이 아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이 있듯 구급대의 활동에 일반인들의 이해와 배려가 더해졌을 때 한 사람의 생명을 나아가 그 가족의 행복까지 지켜줄 수 있는 것이다.< 김동환, 표선소방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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