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정책의 창시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햇볕정책을 '퍼주기식'이라며 비난했던 김문수 경기지사가 최고의 수사를 동원에 슬픔을 표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9일 도청 제1회의실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진종설 경기도의회의장을 비롯 관계자 20여 명과 조문하는 자리에서 "우리 김 전 대통령께서는 대통령이기 이전에 우리나라 민주화의 상징이고 선도자이셨다"며 애도했다.

김 지사는 이어 "김 전 대통령은 세계적 지도자 가운데 한 분으로 남북통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셨고 대통령으로서도 훌륭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또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에 대한 염원과 남북통일에 대한 의지를 국민 모두 마음에 새기고 잘 실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특히 지난해 10월27일 중국 선양에서 김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정책에 대한 조언을 들었던 것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의 만남은 동북아발전포럼 참석차 중국 선양에 머물고 있던 김 전 대통령과 한중일 우호교류 협의차 선양을 방문한 김 지사가 같은 호텔에 투숙하면서 우연히 성사됐다.

면담자리에서 김 전 대통령은 "통일은 북한의 경제적 자립과 점진적인 개방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현 상황에서 북한과의 흡수 통일은 정신적인 갈등 등 어려운 점이 있다"며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도록 지원하고 북한의 점진적인 개방을 통해 주민들이 현실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화답을 통해 "북한 체제를 지지하지 않지만 상대방이 평화를 해칠 힘이 있는 만큼 국제사회에 협력하도록 잘 이끌어 나가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북한은 보면 결국은 따라오니 인내심을 갖고 대해야 한다"고 재차 조언했다.

김 지사는 "아주 분명하고 확고한 어조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주문하던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추억했다.

한편 김 지사는 "정정하던 모습만 뵈었는데 갑작스런 건강 악화로 영면하신 것이 몹시 안타깝다"며 다시 한 번 애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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