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실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보다 최대 12배나 높게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박준선 의원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실내 라돈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학교 및 관공서 등 일부 시설에서 기준치인 148 베크렐( Bq/m3)보다 최대 12배나 높은 1788 베크렐(Bq/m3)이 측정됐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실내라돈 실태조사 및 라돈 농도 지도 작성을 위한 데이터베이스(DB) 개발'을 목적으로 환경부가 지난 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관공서 440곳과 학교 660곳 등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결과, 관공서에서는 평균 650 베크렐(Bq/m3)의 라돈이 검출됐다. 이는 기준치보다 4.4배나 높은 수치다.

또 아이들이 공부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라돈이 최대 1788 베크렐(Bq/m3)이 검출돼 기준치보다 12배나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준치를 초과한 지점수는 강원도가 86곳 중 27곳, 전라남도가 88곳 중 15곳, 경상북도는 104곳 중 10곳, 충청북도는 48곳 중 9곳으로 모두 661개 지점 가운데 89개 지점(13.5%)이 기준치를 웃돌았다.

관광서의 경우 경상북도가 2곳, 전라남도가 2곳, 충청북도 2곳으로 439개 지점 가운데 8개 지점(1.8%)이 기준치를 초과했다.

라돈이 기준치를 초과한 학교를 분석한 결과, 화강암 분포 지역이 많았으며, 1980년대 이전에 세워진 건축물이 40.4%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또 대부분 2층 이하의 건물이었으며, 지하공간과 환풍기가 없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라돈(222Rn)은 암석이나 토양 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우라늄(238U)이 방사성 붕괴를 통해 생성되는 무색·무취의 기체다. 국제암연구센터(IARC)는 라돈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하는 고위험물질로 알려져 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달 22일 라돈이 폐암 발병 원인의 3~14%를 차지한다며 건물 내 라돈 허용 기준치를 기존보다 10배 강화해 1㎥당 100베크렐(Bq)로 낮춘 바 있다.

박준선 의원은 "정부는 라돈의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 본격적인 국내 라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특히 1급 발암물질 라돈에 대한 기준치를 세계보건기구(WHO)에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실내 라돈농도는 시간대별, 계절별로 편차가 매우 심하기 때문에 연평균 농도로 평가해야 한다"며 "조사대상 1100개 시설중 최고값을 보인 어느 학교의 겨울철 값으로 해당 시설의 실내 라돈농도를 대표하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해명했다.

환경부는 이어 "실내 환기를 통해 실내 라돈농도를 쉽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향후 높은 농도를 보인 지역내 학교에 대하여는 전수조사 실시를 추진하고, 라돈농도 측정을 희망하는 일반가옥에 대해서도 라돈 측정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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