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승언 씨.
지난 여름내내 무성했던 나무들도 나뭇잎을 하나 둘 떨쳐내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듯, 모든 생명체는 하루 하루를 준비하고, 한 계절을 준비하고, 한 해를 준비하기 마련이다. 행정 또한 예외일 수 없다.

12월은 한 해 마무리와 다가 올 새해의 살림살이를 계획하고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 할 수 있다. 그중 하나는 주민 편익을 위한 시책을 발굴하고 실천계획을 마련하는 일이다. 저희 대정읍에서도 새 해 추진할 시책에 대해서 지난달 하순 발표회를 가진 바 있다.

발표된 20여건의 시책 가운데 몇 가지를 보면 민원리콜제, 사랑의 쌀 독 운영, 사계절 꽃피는 거리 조성, 1문화재 1지킴이운동, 핸드폰 활용한 사업안내 문자서비스 제공 등 내부고객인 직원과 외부고객인 주민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시책이 소개되었다. 새로운 시책이 당초 취지에 맞게 끝까지 실천되고 수혜자인 지역주민들로부터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부단한 노력도 함께 기울려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일상은 항상 크고 작은 선택의 연속선상에 있다. 지역주민들은 행정에서 운영하거나 지원되는 시책, 강좌 등 여러 분야의 프로그램과 사업중 어떠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어떤 사업을 선택해야 할지 그리고 이에 대한 소득보장? 장래전망? 등 많은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듯 주민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넛지”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넛지란 미국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 교수가 쓴 “넛지”란 책에서 나온 말로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 시키다’라는 뜻을 가진 영어 동사다. ‘리처드 탈러’ 교수가 행동경제학의 용어로 개념화한 “넛지”란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한다.

넛지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사례 한 가지를 소개한다면, 미국 미네소타주는 납세자를 4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이런 안내문을 보냈다.

① 여러분이 내는 세금은 교육, 치안, 화재예방 같은 좋은 일에 쓰입니다. ② 조세 정책을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게 됩니다. ③ 세금 용지 작성 방법에 대해 이렇게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④ 이미 미네소타 주민의 90% 이상이 납세의무를 이행했습니다. 이 4가지중에 가장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정답은 ④이다. “남들 다 냈다는데, 나만 세금 안 냈다니・・・” 하는 불안감을 자극한 문구가 가장 높은 자진납세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이는 집단 동조 심리가 인간의 기본속성이라는 데 착안한 접근방법이라 할 수 있다.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면서도 현명한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도와주는 행정 즉, 넛지론을 적절히 가미하여 행정을 펼친다면 좀더 효율적인 행정, 진정 주민을 위한 행정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 믿는다.<오승언. 서귀포시 대정읍 산업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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