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도 일본 최대 유행어로 선정된 말은 <정권교대>였다.

민주당이 선거당시 내건 구호였고 또 압승했다.
오십여년만의 여야의 정권교대로서 무혈혁명과 다름없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또 다른 혁명을 이르켰다.

<사업 시와게(仕分け)>로서 이부서를 담당한 사람들을 <시와게닝 (仕分け人)>이라고 불렀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사업구분자>라고 할 수 있다.

각 부처에서 올라온 내년 예산안을 재무성과 국회에서 심의하기 이전에 국회의원과 전문민간인으로 사업구분자를 구성하여 심사했다.

이 과정이 일본국민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실로 혁명적이었다.

삼개팀으로 나눠서 약 삼천을 넘는 국가의 사업중, 449사업을 선택해서 공개 토론장에서 그 타당성을 논의했다.

9일간의 작업을 마치고 일화 약 1.6조엔의 예산을 삭감했다.

물론 여기에서 사업폐지 혹은 삭감된 결정이 그대로 추진되지는 않지만 예산 편성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담당대신은 이 정책을 <정치 문화의 대혁명>이라고 평가했고 야당으로 전락한 자민당 국회의원까지 부럽다고 할 정도였다.

공개 토론장에는 민간인 참관도 가능해서 연 2만명을 넘는 국민들이 회장을 찾아 갔으며 넘치는 방문자들 때문에 입장 제한까지 했었다.

인터넷에도 생중계된 이 기획은 국민들의 세금이 어떻게 예산화 돼서 분배되는가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었다.

사업 한건에 대한 질의 시간이 한시간으로 정해져서 심층있는 토의를 할 수 없다는 고언과 심사위원들의 오만함이 인민재판을 연상케 한다는 비난도 일어났다.

가장 큰 화제는 문부과학성이 요구한<차세대 슈퍼 컴퓨터 개발비>로 상정한 267억엔에 대한 <사실상의 동결>에 대한 찬반 양론이었다.

동결로 판정이 나자 일류대학의 총장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일본 과학의 후퇴라고 항의를 하고 압권은 노벨상수상자들의 공동기자회견이었다.

노벨상 수상자 4명과 수학계 최고의 휠즈상 수상자가 토쿄대학에 모여서 비난을 했다.

우수한 인재를 끊임없이 과학의 세계에 흡인하고 착실하게 지식을 축적해 나가는 것이 <과학기술 창조입국>에 있어서 불가결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다음날은 수상과 직접 만나서 담판을 벌이기도 했다.

또 다른 시각에서는 퍼먼스이며 전형적인 포플리즘으로서 극장형 정치쇼라는 부정적인 의견도 속출했다.

그러나 뉴스때마다 방영되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은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구체성과 설득력없는 예산 담당자들의 답변은 국민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으며 세금의 낭비와 담당자들의 안일한 금전 감각에는 어떤 분노까지 이르키게 했다.

물론 인민재판과 같다는 표현처럼 사업 구분자들의 심문과 같은 질문과 태도에는 반성해야 할 점도 있으나, 이러한 정책이 이제까지 한번도 없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정권교대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 심사를 하는 민간위원들의 선정과 법적 근거에 의문을 제시하는 자민당과 비난측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그러나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체계화해서 이 정책을 발전 시켜야 나가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은 오늘도 7할 이상의 지지를 받고 있다.<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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