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긴(BEGIN)이라면 한 사람의 가수 이름이 아니다.

<오키나와 노래의 신>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비긴은 세사람의 만든 클럽이다.

노래 담당인 히가 에이쇼오(比嘉榮昇), 기타 담당인 시마부쿠로 마사루 (島袋優 ), 피아노 담당인 카미치 히토시(上地等)씨로서 모두 48세이며 오키나와 이시가키(石垣)시 출신이다.

내년 데뷰 20주년을 맞는 비긴 공연이 9일과 10일 오사카에서 있었다.

필자는 이십대의 딸과 함께 9일 저녁 비긴 콘서트를 보러 갔다.

3층까지 있는 <우메다 예술극장>의 대홀은 이천여명의 관객으로 빈 자리가 없는 대만원이었다.

오키나와만이 아니고 지금은 일본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오키나와 본토가 아니고 섬중의 섬에서 태어난 세 사람은 이십년간 변함없이 비긴 클럽을 지켜왔다.

약 두시간에 걸친 공연에는 이들 세 사람 이외에도 몇 사람의 밴드맨들이 같이 출연하여 장내를 뜨겁게 했다.

필자는 그들의 노래를 좋아했었지만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비긴의 노래는 오키나와 독특한 민요와 사투리를 어레인지한 곡들이 주류인데, 그 독특한 곡의 리듬과 언어가 특징이었다.

무언가 호소하는 듯한 애절함과 오키나와의 사투리가 섞인 노래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가사 속에는 오키나와의 전설과 역사의 아픔들이 진하게 배어 있다.

이러한 내용이 오키나와 전통악기인 삼신의 선률과 함께 울려 퍼질때에는 독특한 서정 세계 속으로 빠지게 한다.

그렇다고 결코 좌절하지 않는 시(가사)의 메시지는 듣는 사람들을 감동케 한다.

오키나와의 아픔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호소하지 않드라도 음악이 갖고 있는 예술성에 삽입시키고 알리는 테크닉은 정말 일품이다.

또 그들의 오키나와 사랑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지금 오키나와는 이러한 예술성과는 거리가 먼 현실적인 문제로 매일 일본의 톱 뉴스를 차지하고 있다.

오키나와 도시 한복판에 있는 후덴마(普天間)미군 비행장 이전 문제를 놓고 신정권 민주당은 사면초가 속에 빠져있다.

자민당 정권시대에 미국과 일본은 오키나와 해안 일부를 매립하여 후텐마 비행장 이전에 합의했지만 민주당 정권이 백지화에 가까울 정도로 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민주당과 연립 여당인 사민당과 국민신당의 반대도 그렇지만 민주당의 메니훼스트(선거공약)에도 이것은 재검토 공약으로서 내걸었었다.

오키나와 해안 매립 이전을 그대로 실행 하라는 미국과 일본 보수세력의 압력과 비판은 미일 안보전략에 그치지 않고 미일 우호에 위기감을 촉진 시키고 있다.

어느 정치가와 평론가는 현재의 미일 관계를 한국의 노무현 정권 당시의 한미 관계처럼 험악하고 현재의 한미관계는 고이즈미 정권당시 미일 관계처럼 우호적이라고 논평하고 있다.

정확한 지적이다.

필자가 비긴 콘서트에서 그들의 노래를 들으면서 오키나와와 제주를 계속 생각했다.

제주민요와 독특한 사투리를 새롭게 어레인지 하여 한국국민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음악이 나왔으면 하는 간절한 기원이 더 깊어졌다.

또 오키나와 여론을 분렬시키는 군사기지 후텐마 비행장은 제주에서 찬반으로 대립되는 해군기지 건설이 오버랩됐다.

군사기지는 어떤 미사여구를 써도 (미항)이 될 수 없다. <제주투데이>


▶1949년12월 제주시 삼양출신,  1973년 병역마치고 도일, 1979년「현대문학」11월호 단편「오염지대」초회추천, 1980년<오사카 문학학교>1년 수료(본과52기), 1987년「문학정신」8월호 단편「영가로 추천 완료,  중편「이쿠노 아리랑」으로 2005년 제7회 해외문학상 수상, 2006년 소설집 <이쿠노 아리랑>발간, 2007년 <이쿠노 아리랑>으로 제16회 해외한국 문학상 수상, 1996년 일본 중앙일간지 <산케이신문 주최 <한국과 어떻게 사귈 것인가> 소논문 1위 입상. 2003년 인터넷 신문「제주투데이」'김길호의일본이야기'컬럼 연재중, 한국문인협회,해외문인협회,제주문인협회 회원. 현재 일본 오사카에 거주하면서 집필하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