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사-농심 "상생의 해법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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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공사-농심 "상생의 해법 필요하다"
  • 좌승훈 기자
  • 승인 2004.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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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모든 게 공개됐다. 아니, 작심한 듯 모든 걸 풀어놨다. 그리고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불평등했다. 역시 농심은 대기업이었다. 납품조건만을 놓고 보면 먹는 샘물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지방개발공사는 마치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 요구에 입 한번 뻥긋 하기 힘든 하청 중소기업처럼 비쳐지고 있다.

지난 26일 제주도지방개발공사에 대한 제주도의회 농수산환경위 행정사무감사. 고계추 신임 사장은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금지)를 전제로 판매대행업체인 농심에 대한 납품가격을 공개했다.

27일에는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엠바고도 깨졌다. 제주도지방개발공사는 지난 2002년 말 (주)농심과 삼다수 판매협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반품 보상율을 전체 공급량의 1%에서 0.5%로 낮추는 대신 삼다수 납품가를 낮춰줬다.

삼다수 공급가격을 병당 0.5ℓ들이는 148.20원에서 135.07원으로 13.13원을, 2.0ℓ들이는 271.20원에서 249.72원으로 21.48원을 인하한 것. 물류비가 포함됐다고 치자. 2.0ℓ들이의 경우 소비자 판매가격이 최저 660원~1200원에 판매된다. (주)농심은 판매협약 변경을 통해 2003년 23억여원, 올해 21억여원의 추가 수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농심은 식·음료 대표 회사다. 삼다수 계약 첫 해 지리산 등반객을 대상으로 삼다수를 판촉하기 위해 헬기를 띄운 적도 있다. 부동의 1위는 그냥 얻어진 게 아니다.

먹는 샘물 페트병 부문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농심은 각종 행사나 공연 등에 '삼다수'를 적극 지원함으로써 연말까지 65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계약 조건을 놓고 볼 때 지난해 제주도지방개발공사는 경기순환 과정에서 대기업의 충격을 완충해주는 하부 구조로 전락했고, 대기업은 단가인하를 통해 확보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금 회수기간도 60일로 잡으면서 연간 10억원 이상의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내 판매업체에는 결제기간을 매월 말일로 함으로써 최대 30일까지만 허용하고 있다.

지하수는 제주의 생명수다. 더욱이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과 압축성장 과정일지라도 판로의 안정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분업과 협력성이 바탕이 돼야 한다.

제주도지방개발공사와 농심은 다시 머리를 맞대길 바란다. 도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도출돼야 한다.

삼다수가 없는 농심을 생각하기 싫다. 그러나 공존공색의 밑그림이 바탕이 돼야 한다. 지금은 너무 불평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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