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여행 행태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단순한 단체여행에서 개별·가족 단위 중심의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로 자유여행이다. 비행기표는 항공사에, 숙박은 호텔에 직접 예약하고, 관광은 지도를 들고 찾아다닌다.

이 같은 변화는 인터넷과 교통의 발달, 그리고 내년 7월부터 본격 시행되는 주5일 근무제 실시 등 많은 여가시간으로 생활 행태가 바뀌면서 주말을 이용해 가족이나 개별 중심으로 계획적인 여가생활을 보내려고 하는 의식의 변화로 보고 있다.

이제는 '깃발관광'의 시대는 끝났다. 여행가이드의 깃발을 쫓아다니며 보라는 것만 보고, 지정된 식당과 기념품 가게에서만 돈을 써야 하고, 버스에 오르라면 군말없이 타야하는 여행은 관광이 아니라 고행(苦行)으로 치부되고 있다. 

가이드도 싫고 여행사도 싫다는 얘기다. 렌터카를 빌려 직접 목적지를 찾아가는 여정은 관광버스와는 또다른 감흥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지난 8월 3박4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가족과 함께 휴가를 보낸 이모씨(38·서울 서대문구 연희동)는 “이번 제주여행에선 천지연인지, 천제연인지 헷갈리는 폭포, 후텁지근한 열기와 인파가 넘치는 식물원 등 기존의 관광코스를 철저하게 피했다. 대신 렌터카를 이용해 지도상에 뚝뚝 떨어져 있는 관광명소, 그 사이에 숨겨졌던 제주의 바람냄새, 흙냄새, 바다냄새 등과 같은 제주의 체취에 흠뻑 빠져봤다”고 자유여행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제주도관광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1년 제주를 찾은 일반단체 여행객은 69만여명으로 97년에 비해 13.5% 감소했다. 반면 가족 여행객은 2001년 211만여명으로 97년 197만여명에 비해 7.1% 증가했다.

개별여행객 수도 지난 1997년 250만여명에서 2001년에는 270만여명이 제주를 찾아 97년에 비해 9.5%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제주지역 관광호텔과 휴양펜션업 등 관광숙박시설 사업 추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화리조트가 제주시 회천동에 497실(사업비 1043억원) 규모로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고, 동양콘도가 조천읍 함덕리에 242실(사업비 800억원), 일성콘도가 한림읍 금능리에 131실(사업비 341억원), 경광콘도가 구좌읍 하도리에 67실(사업비 151억원) 규모의 휴양콘도 등이 공사 중이다.

또 시흥관광호텔이 남제주군 성산읍 시흥리에 31실(사업비 18억원) 규모의 관광호텔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 관광사업계획 승인을 받은 신규 사업체는 꾸준하게 늘고 있다. 현재, 구좌읍 동복리에 30실(사업비 18억원), 제주시 연동에 32실(사업비 71억원) 규모의 관광호텔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또한 애월읍 고내리에 50실(사업비 78억원), 한림읍 협재리에 51실(사업비 37억원), 한림읍 금능리에 50실(사업비 50억원) 규모의 휴양콘도가 각각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김호준 소장은 “관광지 중심에서 벗어나 레저나 체험 형태의 가족이나 개별 여행이 증가하고 있고 특정시기에 붐비는 성수기를 피해 여행하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면서 ”이는 자가 운전자의 증가와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것이며, 주 5일 근무가 확산되면 자유여행 행태는 더욱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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