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선 칼럼] 폭풍의 화가, 변시지를 만나다③

전설에서 추방된 새, 외족오1

2017-10-18     황인선 작가( '꿈꾸는 독종' 저자)

전설에서 추방된 새

까-악. 안녕. 나는 ‘까옥’이야.

우리가 왜 온통 까만 몸뚱이에 시끄러운 목소리로 까-악 까-악 하는지, 그리고 일부 사람들에게 불길한 새로 인지되는지는 분명치 않아. 우리는 가장 많이 오해되는 새 중에 하나야. 좀 억울하지. 사실 고대 동북 아시아 사람들은 우리를 예언 능력이 있는 새 또는 태양의 흑점에 사는 신성한 새, 발이 세 개 달린 삼족오의 후예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우리는 어느 순간 그런 신화에서 추방되었어. 지금의 우리는 다리가 하나 없고 전설을 잃은 외족오야.

태양으로 돌아가기를 꿈꾸는.

칠흑 종족의 검은 새벽

우리가 잘 안 보일 걸.

새벽은 늘 우리처럼 까만 알에서 깨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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