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한때는 한국 10대 대기업의 위치를 자랑하던 쌍용자동차가 경영악화를 이유로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되었다. 하지만 경기악화와 판매부진이 계속되면서 노조에서는 각종 복지혜택을 회사에 반납했을 뿐만 아니라 2008년에는 2주간 공장가동 중단까지 합의하는 등 자구노력에 동참했다. 그럼에도 상하이차는 구조조정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2009년에는 아예 경영권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상하이차는 경영정상화에 노력한 게 아니라 핵심 기술과 연구원들을 중국 본사로 빼간 사실도 드러났다. 이후 노동조합은 일방적인 구
‘공정’이란 유령이 우리 사회를 떠돌고 있다. 야당대표가 ‘공정경쟁’을 내세워 인기를 끌기도 하고, 많은 청년들이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 등을 놓고 ‘공정한 기회’를 박탈한다며 비판하기도 한다. 사회 곳곳에서 ‘공정’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그 의미를 두고 격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공정’이 지금 한국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된 듯하다.그렇다면 ‘공정’은 과연 무엇인가. 과연 ‘공정’은 ‘공정’한가. ‘공정’은 당연히 불평등을 전제로 한다. 공적인 선을 위한 규제와 조정보다 개인이나 시장의 능력과 경쟁력을 우선하는 신자유주의 체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9,160원으로 결정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최저임금 1만원은 이제 공염불로 끝나버렸고, 문재인 정부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도 박근혜 정부 시절 7.4%보다도 못한 7.3%에 그치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노동존중과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자에게 희망고문만 반복한 꼴이 되어 버렸다.이미 2018년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시킨 바 있다. 산입범위 확대는 중소 제조기업이나 대기업 하청업체 등에서 최저임금법 위반을 피해가는 꼼수로
기득권 정치에 안주하고 대중을 권력유지의 대상으로만 동원하는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준석 신드롬을 극복하기는 난망할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당장 내년 대선 재집권 가능성도 높아 보이지 않는다.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역사상 최초의 30대 당 대표, 2030세대의 불만을 해결할 새로운 지도자라는 등 상찬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으로는 안티 페미니즘, 노동유연화, 경쟁과 능력주의 우선 등 사회인식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최초로 30대에 국회 교섭단체 요건을 갖춘 정당의 대표가 된 것만으로도 정치사에 새
올해 23살인 그는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장학금도 종종 받았다. 그의 아버지는 항구에서, 어머니는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꾸렸다. 그는 지적장애를 가진 큰 누나를 굳건히 지키고, 작은 누나의 조카에게 용돈을 쥐어주던 청년이었다. 그는 군대에서 전역한 후 조금이라도 생계에 보태겠다며 작년 1월부터 아버지가 일하는 항구로 아르바이트를 나갔다. 3개월이 지난 어느 날 오후, 인력공급업체 작업반장인 그의 아버지는 원청업체로부터 급하게 사람을 보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아버지는 마침 앞에 있던 그에게 이주노동자를 찾아보라고 했다. 일을
1990년대 초반 악몽 같던 군 생활을 마치고 집에서 잠시 쉬고 있을 때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읽었다. 학생운동을 했던 주인공의 심적 방황과 고민들이 주 내용이었는데 정작 나를 흔들어 놓은 것은 짧게 언급된 장기수들의 삶이었다.해방 이후 역사적, 정치적 혼돈기에 선택한 자신들의 신념을 포기하지 않은 대가로 수십 년의 수감을 마다하지 않은 장기수들의 생을 보며 부끄럽게도 덜컥 두려워졌다. 만약 국가가 절대적 권력을 무기로 신념과 사상의 자유를 버리고 체제에 무릎 꿇을 것을 강요했을 때 과연 나는 버틸 수 있을까. 개인과 가족의 안온한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원희룡 지사의 해석을 두고 여론이 들끓고 있다. 반대 측은 영리병원 공론조사에 이어 다시 한 번 도민을 배반한 행위라며 분노하고 있고, 찬성 측은 성산지역 조사결과만을 내세우며 원희룡 지사를 편들고 있다.여론조사의 주체였던 제주도의회는 의원 개인의 입장 표명만 있었을 뿐 무기력하다. 민주당 제주도당 역시 성명을 발표했으나 그 수위는 비판 수준으로 그쳤다. 지역 내 진보정당들은 원희룡 지사가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희룡 지사가 3월 10일 제2공항 지속 추진을 밝힌 직후 제주도가 갈가리
"끝내 김진숙은 복직할 것이고, 제2공항은 중단될 것이다. 그렇게 되는 게 진짜 ‘세상 이치’니까."2021년 2월 7일, 35년 전 해고된 한진중공업 노동자 김진숙이 청와대 앞에 섰다. 암 투병 중인 김진숙은 작년 12월 30일 부산에서부터 걷기 시작해 많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지지와 동참 속에 34일 동안 전국을 돌아 청와대 앞에 도착했다. 김진숙은 군사독재 정권 시절인 35년 전 민주노조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대공분실에 강제로 끌려가 조사를 받았고, 회사가 이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해 해고를 당했다. 그후 그의 복직투쟁과 노동운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