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이 숲 속을 감싸기 시작하는 사월...이른 봄, 나뭇잎이 그늘을 만들기 전에서둘러 피어나 봄바람 타고 변산 아씨는 자취를 감춰버리고 무성하게 자란 세복수초, 노루귀 모습의 잎을 활짝 편 새끼노루귀, 현호색의 화려한 외출, 조금 늦게 피는 봄꽃들이 바통을 이어간다.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꽃 아기씨들 애써 피운 꽃 길게 보여주고 가면 좋으련만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잠깐 피었다가 온 힘을 다해 씨앗을 맺고 내년에도 이곳에서 다시 만날 수 있도록 짧은 봄날을 기억하게 한다.상잣질에는 '올벚나무'가 봄의 화려함을 대신하고 길게 이어지는
매년 3월이면 제주 들불축제가 열리는 '새별오름' 소망을 품고, 소망이 피어오르고, 소망의 오름으로 올해는 드라이브인 방식에 예약제로 진행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강원, 경북지역 산불 여파로 오름 불 놓기는 취소되었다.옛 제주목축문화인 들불 놓기가 기원인 들불축제는 새봄이 찾아올 무렵 소와 말의 방목지에 불을 놓아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애고 비옥한 땅을 만드는데 조상들의 지혜에서 유래되었다.매년 찾아오는 봄 오고 간다는 한마디 말은 없지만 등성이 위로 끝이 보이지 않는 파란 하늘 아래 청보라로 덧칠한 부끄러운 새색시 '각시붓꽃'이 봄바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길 숲길과 이어지는 계곡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연초록 새 잎이 돋아나고 아침마다 색을 달리하는 품격을 지닌 계곡의 모습이 드러난다.울퉁불퉁 계곡을 한참 동안 걸어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계곡의 아름다움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고여있지만 깨끗하고 맑은 물에 마음까지도 담가본다.겨울나무들은 잎을 만들며 계곡의 봄은 무르익어가고 나뭇잎 사이로 살짝 들어오는 고운 햇살, 새들의 지저귐, 바람도 잠시 쉬어간다.제주가 만든 용암계곡, 오랜 가뭄에 계곡의 바닥은 말랐지만 군데군데 바닥이 훤히 보이는 하늘을 담은
제주항 너머로 닮은 듯 다른 듯 맞닿은 바닷가 절벽을 나눠 형제처럼 다정한 오름 '사라봉과 별도봉'에는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봄의 여신 벚꽃이 제주의 짧은 봄을 화사하게 물들인다.제주시의 최고의 오름 '사라봉'은 해발 148m 정도로 제주항 동쪽으로 바닷가에 접해 위치한 오름으로 오름의 형태는 북서쪽으로 벌어진 말굽형 화구로서 붉은 송이(스코리아)로 구성된 기생 화산체이다.일제강점기 진지동굴, 산지등대, 봉수대 등 문화재가 많은 곳으로 제주 구도심에 자리 잡은 사라봉은 일대가 공원으로 조성되어 도민들의 쉼터이자 운동 장소로 제주지역
못을 품은 신비로운 서쪽 언덕 '금오름' 봄비가 퍼붓고 지나간 자리, 못 안으로 투영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멈춰 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길에는 바라만 보아도 가슴 설레게 하는 봄꽃들이 마중 나왔다.금오름은 해발 427.5m, 분화구 바깥 둘레 1,200m로 비교적 평탄한 지형에 오롯이 서 있는 한림읍 금악마을의 중심에 있고 금물악, 거문오름, 금악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지다 지금은 금오름으로 불리고 있다.서부 중산간지역의 대표적인 오름 중의 하나로 산정부에 대형의 원형 분화구와 산정화구호를 갖는 신기의 기생 화산체이며 남
전형적인 이등변 삼각형 모습을 한 큰노꼬메의 위엄 정답게 마주 앉아 있는 울창한 자연림으로 이루어진 족은노꼬메의 부드러운 능선 오름 모양새나 형체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이곳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하나의 오름처럼 착각이 든다.말이 흔적을 남기고 간 목장 한편 길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어릿광대 '광대나물' 하늘빛 미소가 아름다운 '큰개불알풀(봄까치꽃)' 진자줏빛 곱디 고운 '가는잎할미꽃'은 따사로운 봄햇살이 눈부신지 하얀 털옷을 입은 채 기지개를 켠다.꼿꼿한 매혹적인 자태에 꼬부랑 할머니는 옛말이 되어버렸다.따뜻한 온기로 나무 잎새는
꽃샘추위가 물러나고 봄바람이 분다.드넓은 녹차밭 사이에 자리 잡은 국내 최대의 차 종합 전시관인 '오설록 티 뮤지엄' 올레 14-1코스의 종점인 저지곶자왈을 시작으로 문도지오름까지 힐링의 길로 들어가 본다.탁 트인 늘 푸른 녹차밭비밀을 간직한 숲의 경계에는 주황색 화살표가 역 올레로 안내한다.숲 속으로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노란 열매 마소들도 뒷걸음치게 하는 잎에 돋아있는 무시무시한 가시와 왕성한 번식력의 생태계 교란 외래식물 '왕도깨비가지' 곶자왈 깊숙한 곳까지 자람 터를 넓혀간다.몇 발짝 걸었을 뿐인데 곶자왈의 봄을 향
삼나무가 울창한 숲 길 '삼울길' 하늘을 찌를 듯한 50여 년생의 통 바람이 부는 수직의 정원에는 강풍으로 쓰러진 나무로 만든 장승들이 크게 웃어주고 울창한 쑥쑥 자라 쑥대낭(삼나무) 길을 걷는 동안 초록이 눈 앞에 가득한 숲길은 눈도 마음도 함께 쉬어가게 한다.삼울길을 지나 장생의 숲길로 들어서자 오랜 가뭄과 꽃샘추위,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용기를 내준 봄의 전령사 '세복수초' 숲 속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기 전 차가운 땅 위로 남들보다 일찍 겨울잠에서 깨어난가냘프고 여린 모습의 꽃 아기씨 '변산바람꽃' 숲 속 나무 그늘 아래는 솔
느림의 미학 작고 정겨운 대평포구에서 시작해 용의 머리에 쌍봉이 솟았다고 하는 정상의 뿔바위 '군산', 원시 모습을 간직한 제주의 감취진 속살 안덕계곡의 숨은 비경, 그리고 용천수와 바닷물이 만나는 화순금모래해변 제주올레 9코스(대평포구~화순금모래해변)는대평포구를 시작으로 몰질 입구~대흥사 삼거리~약천암~군산오름 정상부~안덕계곡~올랭이소 정상~창고천다리~화순금모래해변까지 11.9km로 5~6시간 소요된다.올레 8코스의 종점이면서 올레 9코스의 시작점이기도 한 대평포구 변경된 제주올레 9코스, 의미 있는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본다.수천
산지와 북부에 대설주의보 발효 중이라 쌓인 눈이 얼면서 도로가 결빙, 1100 도로 차량 전면 통제라는 안전 안내 문자 한라산 눈 소식은 반가우면서도 누군가에는 긴장의 하루이다.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한라산 산간 눈 소식이 있지만 다행히 어리목 날씨는 맑음 눈 덮인 백록담 화구벽이 아른거리는 새벽, 7시 30분 첫차를 타고 가자! 어리목으로~어리목은 '길목'이라는 뜻으로 어리목 등반로를 따라 들어가면 사제비동산의 아름다운 숲길과 봄이면 산철쭉, 털진달래가 장관을 이루는 초원 겨울 눈부신 백설에 덮인 구상나무 군락지와 백록담 화구벽
해안과 도심을 잇는 서귀포 올레서귀포의 아름다운 해안절경을 따라 걷는 올레 6코스(11.6km)는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절경의 쇠소깍을 시작으로 외돌개로 이어진다.그 중간에 소천지를 시작으로 소정방폭포까지 겨울길을 걸어본다.솔향과 솔빛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오솔길 기암괴석들이 만들어내는 해안절경과 탁 트인 전망이 아름다운 곳조용히 숨어 사람들을 기다리는 듯제주 올레길의 숨은 비경 바닷가의 작은 세계'소천지'가 눈앞에 나타났다.'백두산 천지를 닮은 제주 속의 소천지' 타원형으로 둘러싸인 험하고 뾰족한 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자연의 흐름을 담은 '24절기' 1년은 12 절기와 12 중기로 나누고 절기(節氣)는 한 달 중 월초에, 중기(中氣)는 월중에 해당한다.24절기는 중국의 계절 현상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한국의 기후와 꼭 들어맞지는 않는다.날짜가 경도에 따라 변하므로 양력은 매년 같지만, 음력은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태양력을 사용하는 오늘날, 음력의 날짜가 계절과 차이가 많이 날 때는윤달을 넣어 계절과 맞게 조정한다.춘분에서 하지 사이를 봄, 하지에서 추분 사이를 여름, 추분에서 동지 사이를 가을, 동지에서 춘분 사이를 겨울이라 하여 4계절의 기본
매일 해가 뜨고 지지만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선물은 잊고 살아간다.일몰 명소로 서쪽 끝에서 바라보는 노을이 무척 아름답다고 하지만 제주의 동쪽 끝 성산일출봉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어떨까?제주의 동쪽 끝 제주의 푸른 바다 위에 성채와 같은 모습으로 성산 포구 앞에 우뚝 서 있는 '성산' 사발 모양의 화구, 해안 절경과 더불어 관광지로 더 유명한 '성산일출봉' 그 자태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웅장한 모습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배경 자체가 작품이 된다.산 모양이 거대한 성과 흡사하기 때문에 성산, 제주도의 가장 동쪽에
이색 구간 '정방폭포 물길' 서귀포 비밀의 정원을 이은 도심 올레 길 '하영올레'는 공원도 하영, 물도 하영, 먹거리도 하영인 서귀포의 특징을 담은 길로 '많다'라는 뜻의 제주어 '하영'을 활용해서 '하영올레'로 부른다.아이들이 많이를 표현할 때 양팔로 큰 원을 그리는 표현을 간세에 표시했다.하영올레 간세 뒤로 오래된 구실잣밤나무가 눈길을 끈다.상록활엽교목인 구실잣밤나무는 6월에 피는 연한 노란색 꽃은 향기가 강하고, 공해에 강하여 남부지방의 녹음수로 이용하는데 열매는 식용한다.서귀포 in '하영올레'는 총 22.8km로 서귀포 도
이색 구간 '추억의 숲길' 서귀포 비밀의 정원을 이은 도심 올레 길 '하영올레'는 공원도 하영, 물도 하영, 먹거리도 하영인 서귀포의 특징을 담은 길로 '많다'라는 뜻의 제주어 '하영'을 활용해서 '하영올레'로 부른다.아이들이 많이를 표현할 때 양팔로 큰 원을 그리는 표현을 간세에 표시했다.서귀포 in '하영 올레'는 총 22.8km로 서귀포 도심 속 자원을 테마로 엮은 3개의 도보코스이다.자연·생태를 주제로 한 1코스(8.9km, 5월 29일 개장) 문화·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2코스(6.4km, 6월 26일 개장) 하천·마을을 둘
자태가 빼어난 차귀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는 자구내 포구 줄을 매어 바닷바람에 오징어를 말리는 진풍경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절경은 자연스레 걸음을 멈추게 한다.예정된 뱃시간에 맞췄지만 빈 좌석이 없어 다음 배편까지 여유있는 시간은 자연스레 엉알길로 향한다. 1941년 고산~목포 간 화물선의 유도등으로 세워졌으나 바다에 나간 고기잡이 배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불을 밝히기도 했다.사다리를 이용해서 올라 다녔으며 꼭대기의 집 모양은 근래에 만든 것으로 처음에는 유리로 된 등집에 석유 등을 올려놓았던 공간이다.한경면 고산리
코끝이 시려오는 계절~붉게 익어가던 가을은 어느새 거리마다 애기동백꽃으로 물들이며 겨울로 간다.감귤향이 머무는 제주어 마을 '월림리'는 옛날, 숲이 울창하고 한림 16경 중 '월림채원'이라는 이름으로 유채가 유명했던 마을이기도 하다.제주 농촌의 정서와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옛 지명 '음부리(音富里)'에 걸맞게 부촌의 꿈을 이루고 있는 마을이다.감귤처럼 향긋하고, 갈옷처럼 구수하고, 제주어처럼 정감 어린 고즈넉한 중산간 마을 월림리를 시작으로 중산간 숲길, 쪽빛 바다가 아름다운 월령까지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단풍이 아직인 늦가을의 정취가 남아 있는 걷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숲의 기운은 자연스레 곶자왈로 향한다.탐방로로 들어서자 떡하니 소 님들이 길을 막아 비켜줄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소 님들을 피해 옆길로 들어서자 빌레 주변으로 군락을 이룬 '왕도깨비가지' 노란 열매와 더불어 막 피기 시작한 하얀 꽃이 발목을 잡는다.언제 터를 잡았을까?곶자왈 깊숙한 곳으로 들어갈수록 한 두 그루 보이던 녀석은 전망대를 내려오자 길 양쪽으로 사열하듯 길을 내어주며 소들의 쉴 수 있는 들판을 빈틈없이 왕도깨비가지로 꽉 채웠다.땅에 떨어지면 또르륵
어느 별에서 왔을까?외계인의 별난 눈을 닮았을까?앙증맞으면서도 독특한 생김새는 동화 속 캐릭터일까?한참 동안 양하 밭을 뒤지고 찾아낸 빨간 껍질 속에 흰 보호막으로 덮인 까만 씨앗이 매력적인 '양하' 열매 코끝을 때리는 진한 향기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 형태일 때 속이 꽉 차서 가장 맛있다는 양하 버릴 것 하나 없는 귀한 존재감을 드러낸다.어둡고 습한 음지에서 그토록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도도한 모습여리고 여린 양하 꽃대가 땅을 박차고 솟아났다.양하는 생강과 여러해살이풀로 동남아시아가 원산지이다. 독특한 맛과 색을 지니고 있어 제
360도 전망대 오름 정상 구름 낀 가을 하늘은 미세먼지로 뒤덮어 희미하게 보이는 한라산이 아쉽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바닥에 납작 엎드린 채 오름을 수놓는 가을꽃들의 아름다운 향연이 펼쳐지고 철 지난 서양금혼초가 바위틈에 얼굴을 내민다.산방산이 보이는 비탈길에는 땅 위 아름다운 자주 별 '자주쓴풀'이 풍성하게 피어 가을을 더 가을답게 오름 정원을 만들었다.지극히 겸손한 자세로, 더 낮은 자세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문다.자주쓴풀은 용담과의 두해살이풀로 노란 뿌리가 매우 쓰다고 해서 '쓴풀', 거기다 자줏빛 꽃을 피운다고 해서 '자주쓴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