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두율 교수는 민주화 인사이며 제주가 자랑할 만한 분입니다."

천주교 중앙성당 임문철 신부, 제주대 조성윤 교수(사회학과)와 함께 '(가칭)제주출신 민주인사 송두율 교수 조건 없는 입국·귀향추진위원회' 구성을 공식 제안한 늘푸른 교회 이정훈 목사의 말이다.

송 교수는 도민들에게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임에 틀림없다. 현재 독일 뮌스턴 대학에서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지난 시절 유신 반대 등 반독재운동을 투철하게 벌여왔다.

최근 송 교수는 고향인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으나 입국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이 목사 등이 귀향추진위 구성을 공식제안했다

이와 관련 8일 이 목사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가칭)제주 출신 민주인사 송두율 선생 조건 없는 입국·귀향 추진위원회' 결성을 제안하게 된 배경에 대해 말해달라.

-참여정부가 출범했지만 한국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해외에서 유신독재 철폐운동에 앞장서 온 제주 출신 송두율 교수가 36년째 독일에서 경계인으로 살고 있다.  근래에 송교수가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뜻을 전해와 귀국할 수 있게 추진위 결성을 제안하게 됐다.

▲도민들에게 송두율 교수는 생소한 이름이다. 이번 기회에 도민들에게 송 교수를 소개할 수 있다면.

-박정희 정권때인 지난 1970년대 해외에서 유신독재에 항거한 대표적인 인물중 한사람이다. 최근 미국에서 송 교수를 만났던 제주출신 이도영 박사에 따르면 ˝'노동당 서열 23위라는 얘기가 진짜'인지 물어보자 송교수는 그냥 웃기만 했다˝고 한다. 1998년 송교수가 노동당 서열 23위라는 발언을 했던 황장엽씨에 대해 명예훼손죄로 고발을 했으나 1심 판결에서 황씨는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말에 이박사가 '왜 항소를 하지 않았는지' 묻자 송박사는 '1심 판결만 받는데도 3년이 걸렸는데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오는데는 6-7년의 시간이 더 걸린다. 내겐 그럴 시간이 없다'며 항소하지 않은 이유를 말했다고 한다.

 ▲송 교수는 늦봄통일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지난 2000년 고 문익환 목사를 기리는 기념사업회에서 제정한 ´늦봄통일상´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입국이 허용되지 않아 수상소감만 전해야 했다.

▲지난 군사독재정권때 해외에서 조국의 민주화를 바라며 활동했던 민주인사 50명에 대한 귀국은 허용됐는데 송교수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앞서 말했던 노동당 서열 23위라든가, 1991년 방북때 김일성 대학에서 강의를 했다는 등의 이유가 있겠지만 진짜 이유는 참여정부가 우익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박정희나 전두환 정권 때는 그렇다 쳐도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정권까지 귀국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 이념을 떠나 송교수는 제주가 가진 민주화 인사이며 제주가 자랑할 만한 분이다.
그분은 1993년 국적을 독일로 바꾸고 현재 뮌스턴 대학에서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중이지만 나이가 들면 고향이 그리워지는 법이다. 그분은 고향 제주에서 여생을 지내길 바라고 있다. 우리는 그분의 뜻을 이뤄주고 싶은 것이다.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면.

-송 교수가 제주 출신이란 건 근래에 밝혀졌고 일반인들은 아직 송두율 교수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우선 제주 언론인과 사회단체들을 대상으로 1000인 서명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당분간은 서명운동에만 신경 쓸 생각이며 다른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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