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혼성 그룹 '쿨'이 2일 전격 해체를 선언 했다.

쿨의 멤버 이재훈, 유리, 김성수는 이날 강남의 한 호텔에서 공식 기자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로써 팀결성 10년만에 국내 최고 댄스그룹으로 정상의 인기를 누려온 쿨은 대중가요사 한페이지에 묻히게 됐다.

'쿨'은 지난 1994년 이재훈, 김성수, 최준명, 유채영 등 혼성 4인조 그룹으로 출발했다가 다음해 2집부터 최준명, 유채영이 빠지고 유리를 새 멤버로 영입하면서 10년간 활동해왔다.

세멤버 아쉬운 눈물속에 해체 인정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본인들에게도 해체 충격이 컷던 탓에 모두 눈물을 보였고 각자 팀 해체에 대한 소감을 밝히면서 목이 메어 말이 중간중간 끊어지기도 했다. 세명의 멤버는 각자 소감을 밝힌 후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고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김성수, 한순간 향기나는 장미아닌 변함없는 선인장처럼 서있을것

팀의 맏형인 김성수는 "쿨이란 이름으로 여러분에게 인사드린지 10년 됐다. 많은 분들 앞에서 해체소식을 전하게 돼 팬들과 저희를 사랑해준 분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 "3년전 골든 디스크 대상을 받았을 때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팬들 사랑에 너무 기뻤다 가장 아름다운 모습일 때 헤어져야 된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침통해 했다.

김성수는 또 "단 한번도 김성수 아닌 쿨의 김성수로 여러분앞에 나섰는데 이제 앞으로 낯설고 어색함이 찾아올 것을 알고 있다. 한순간 향기내는 장미보다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서있는 선인장같은 김성수로 서있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유리, 차현옥에서 유리라는 이름 받고 행복하게 활동한 10년이 아쉬워

팀의 홍일점으로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유리는 회견장에 들어오면서부터 계속 눈물을 흘렸고 기자회견 내내 고개를 숙인채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유리는 "스무살 꼬맹이 시절 연예인을 좋아하던 차현옥이라는 아이에서 '유리'라는 예쁜 이름을 선물받고 쿨 유리의 삶을 시작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지났다"고 울먹이면서 "무엇이든 영원할 수는 없지만 쿨이란 이름과 음악은 영원해주길 바라는 제 믿음이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훈, 마침표가 아닌 쉼표

역시 팀의 리더로서 가창력과 작사작곡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온 이재훈은 "쿨이라는 버스를 여러분과 함께 타고 종점이 없는 순환버스처럼 열심히 운행해온 저희들에게 여러분이야말로 버스의 주인"이라며 "이제는 저희가 이버스에서 내리지만 여러분은 이버스를 버리지 않으실거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훈은 해체라는 언론의 표현에 대해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고 생각하고 싶다"면서 여운을 남겼다.

불화설이 결국 해체라는 현실로

쿨은 지난해 7월 9집 발표 이후 멤버간 불화설이 고개를 들며 해체설에 시달렸지만 곧바로 “해체하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바 있었으나 결국 해체를 맞았다.

해체설에 무게가 실린 것은 지난달 14일 10집 'Forever Cool 10th'을 발매하고도 멤버 3명이 무대에 오르지 않는 등 정상적인 앨범이후 활동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가요 관계자들은 쿨의 해체 원인을 멤버간의 불화로 지목하고 있다.

세 멤버는 향후 활동에 대한 밑그림을 갖고 있다. 이재훈은 향후 ccm 봉사활동을 비롯한 음악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유리는 라디오 방송, MC, 개인샵 운영 등을 할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 역시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 방송활동 영역을 넓힐 생각으로 전해졌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이해리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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