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다소 썰렁한 게 가을 냄새가 묻어난다.

높고 푸른 가을 하늘 길섶의 풀벌레 소리 하늘거리는 들꽃이 눈을 뺏기기에 충분하다. 한적한 들녘에서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지만, 도심속에서도 이러한 느낌을 받을 수는 없을까.

7일 오후 오라동사무소 동쪽에 있는 메밀밭은 이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곳은 지난 여름 폭염이 뒤척이던 생각들을 접을 수 있다. 헝클어진 마음을 던져버리고, 단단히 여문 상념하나 건질 수 있다.

마치 어느 중산간 들판에 와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메밀꽃이 왕소금을 뿌려놓은 듯 한라산과 어울려 있는 모습이 한가롭게 보인다. 매일 이 옆으로 출퇴근을 하면서도 이런 느낌은 받지 못했다.

제주시내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가을이 떨어진 눈부신 햇살, 제주의 가을은 이렇게 우리에게 감흥을 주며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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