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입춘(立春). 우리나라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인 입춘은 '새 철 드는 날'로 봄의 시작함을 의미한다.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입춘은 태양의 황경이 315°에 와 있을 때를 말한다.

올해 입춘에 드는 시간은 4일 오전 8시 27분이다.

봄이 시작되는 계절이지만, 입춘은 절기상 대한(大寒)과 우수(雨水) 사이에 있어 아직 추위가 남아있다.

그래서 오죽하면 '입춘 추위는 꿔서라도 한다.', '입춘 추위에 김장독이 깨진다'는 속담마저 생겨났을까.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잔뜩 흐린 날씨에 간간히 눈이 내려 이 말의 의미를 알 것도 같다.

▲ 오늘과 내일 제주 목관아 연희각 주변과 제주시청 광장 등지에서 탐라국 입춘굿 놀이가 열린다.
우리 조상들은 입춘이 되면 집안 정리를 하고,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을 하며 한해를 준비하곤 했다.

그리고 '입춘대길(立春大吉)'과 '건양다경(建陽多慶)' 등의 입춘축(立春祝)을 대문과 기둥 등에 붙여 한해의 무사안녕과 풍년을 기원했다.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입춘날에 큰 굿을 하는데 이를 '입춘굿'이라 한다. 오늘과 내일 제주 목관아 연희각 주변과 제주시청 광장 등지에서 '탐라국 입춘굿 놀이'가 신명나게 펼쳐진다.

큰 굿판을 벌여 그해 농사의 풍요와 가족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탐라국입춘국놀이.

오늘은 제주시청 마당에서 낭쉐고사, 거리도첨제(걸궁), 입춘탑굿놀이, 칠머리 당굿, 등 전통 문화한마당, 체험마당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입춘굿은 무당조직의 우두머리였던 수신방(首神房)이 맡아서 하며,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였다.

이 때 농악대를 앞세우고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걸립(乞粒)하고, 상주(上主), 옥황상제, 토신, 오방신(五方神)을 제사하는 의식이 있었다.

입춘과 때를 같이해 제주도내 일원에서는 마을제나 해신 등을 지내는 등 마을의 안녕과 풍요로움을 기원하고 있다.

제주 전래의 이 마을제는 주민들의 함께하는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이웃간의 결속을 다져왔으나 지난 1970년대 미신이라는 이유로 된서리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0년대부터 많은 마을의 마을제를 부활시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마을제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은 한해의 마을의 살림살이를 의논하고, 덕담을 주고받는 등 이웃간의 결속과 향토애를 다진다.

봄은 설렘, 희망, 출발 등을 의미한다. 지난 겨울에 우리가 깊은 절망을 맛보았다면 이번 봄에는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할것이다.

아무튼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이 때 내일의 희망이 깃들고, 만사형통하고, 좋은 일만 일어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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