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속에 팽팽하게 전개되던 월드 야구 한일전이 8회초 한국이 2점을 따냈다. 필자는 사무실에서 일본인 동료와 일본 TV가 중계하는 시합을 보면서 이 기사를 쓰고 있다.

9회말 일본인 중계 아나운서는 숙명의 라이벌 한국과의 시합,드라마는 일어날 것인가? 라는 절규 속에 포기하던 시합에 홈런이 터졌다.TV보면서 쓰던 필자도 깜짝 놀랐다.아나운서가 "마다 와카리마셍,마다 와카리마셍.(아직모릅니다,아직모릅니다.)"면서 중계하고 있다.

 마음 졸이면서 보던 야구는 결국 한국이 이겼다. "안됐지만 한국이 이겼네요." 옆 자리에 앉은 일본 동료에게 위로말을 건넸다."한국실력 굉장합니다. 축하합니다."서로 마주 보면서 웃었다. "내일은 멕시코 응원해서 조금이라도 희망을 걸겠습니다."멕시코와 미국 시합에서 그는 멕시코를 응원한다지만 나는 속으로 반대했다.

 야구 종주국인 미국이 결승 진출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시합이 화제의 대상이 되고 다시 한국은 미국과 대전해서 이길 수 있는 꿈을 갖게 된다. 일본이 미국과의 대전에서 의혹의 판정으로 일본 열도는 달아올랐다.

"야구 발상지인 미국에서 이러한 오심이 일어났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오(왕)감독이 무게있는 이 한마디와 함께 미디어, 특히 TV는 시합 장면을 슬로비디오로 계속 내보냈다.

멕시코와의 시합에서 압승을 거둔 일본은 영원한 라이벌,숙명의 대결,숙적과의 이벤지(복수) 등 각종 형용사를 구사하면서 한국과의 대전을 대서특필했다. 이 중계를 맡은 TBS TV국은 백여명의 스탶을 동원하여 준비했다.

멕시코전에서 일본이 졌으면 소화 시합에 불과해서 불운(?)의 중계를 해야 했지만 그와 정반대였다. 평일이지만 의혹의 판정으로 주목도 남버원인 이 중계는 20%의 시청률도 꿈은 아니라고 들떴다. 아직 그 시청률은 안나왔지만 긴장의 연속이었던 이 시합이 시청률은 흥미진진하다.

냉정하기로 이름난 이치로 선수가 한국전에서 지고 벤치를 떠나면서 외치는 모습을 TV는 방영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국 선수가 마운드에 태극기를 꽂는 모습을 번갈아 방영했다. 이번 시합의 상징적인 모습으로 필자에게는 클로즈업됐다. 일본 TV로 한국 승리를 보는 기쁨은 더없는 감개를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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