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무장단체에 희생된 고(故) 배형규 목사의 장례 절차가 유족들의 뜻에 따라 연기되면서 제주에 마련된 배 목사 분향소의 운영이 중단됐다.

제주영락교회는 29일 "피랍자들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피랍자 석방을 위해 집중됐으면 좋겠다"는 배 목사 부모인 배호중(72)·이창숙(68)씨의 뜻에 따라 28일 밤 10시까지 조문객을 받은 뒤 분향소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제주영락교회 김정서 담임목사는 "전날 분당 샘물교회와 유족들로부터 연락을 받고 대한예수교장로회 제주노회와 협의 하에 분향소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7일 오후 2시 제주영락교회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운영을 중단하기 전까지 배 목사의 희생을 애도하는 500여명의 조문객이 방문했었다.

이에 앞서 배 목사의 부모는 28일 항공편을 이용, 이날 오후 5시께 피랍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타운 피랍자 가족모임 사무실을 방문,  "피랍자들이 모두 돌아올 때까지 교회 등 어느 곳에도 분향소를 설치하지 말아 줄 것"을 교회측에 당부했다.

또한 배 목사 부모는 "같이 간 일행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배 목사의 장례식은 의미가 없다"면서 "납치된 22명 모두 한국행 비행기에 탄 이후에 분향소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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