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만 제주문화원장(향토사학자)이 평화박물관 명예관장을 맡았다.
29일 평화박물관을 개관한 (주)가마오름 이영근 대표로 부터 개관 공로로 감사패를 받은 홍 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사실상 운영과는 관계없는 명예관장으로 차후 박물관 연구 및 사료조사를 위한 자문이나 고문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이는 좀 더 체계적인 연구를 위한 필요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이날 "제주도는 지난날 수난의 역사, 비극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 가운데 일제 식민지 시대를 빼놓을 수 없다"며 "일제 치하 때는 제주도가 전멸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고 역사적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어 "가마오름은 당시의 아픔을 보여주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라며 "이를 계기로 좀 더 일제시대 역사유적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화마을에 역사적 교훈이 담긴 평화박물관이 자리한 것은 의미가 깊다"며 "이제 시작에 불과한 만큼 힘을 모아 진정한 평화를 일궈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원장은 가마오름 진지동굴에 대한 '일본 군사령부 주둔지설'에 대해 "역사적 자료 등을 검토.연구한 결과 군사령부 주둔지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좀 더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차세계대전 말기 일본조선사령부가 해산된 후 일제가 이른바 '결 7호 작전' 당시 1945년 3월에 제58군 사령부를 창설했다"며 "군사령부는 창설 당시에 제주시 소재 농업학교에 위치했다가 이후 어승생악으로 옮겨갔다"고 설명했다.또 58군사령부 산하 사단병력이 있던 진지동굴 지역으로는 96사단은 제주시 삼의양악(삼의양 오름), 111사단은 안덕 동광리 당오름(사단사령부는 애월읍 어음리 발의악), 108여단은 조천읍 선흘리 부대악에 각각 주둔했다고 밝혔다.
그는 "조사를 더 해봐야 하겠지만 가마오름 진지는 일단 군사령부 주둔지가 아닌 것은 확실하다"며 '좀 더 구체적이고 정확한 사실은 연구를 통해 점차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1994년 12월 창립한 제주문화원을 8년간 이끌어온 양중해 초대원장에 이어 지난해 2월 제2대 제주문화원장에 취임한 홍 명예관장은 현재 제주서복학회장, 제주도문화재 제1분과위원장, 한라일보 논설고문 등을 맡고 있으며 저서로 '삼별초의 항쟁사' 등 다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