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만 자생하는 희귀식물 소황금.
오름마다 보랏빛 꽃송이들이 하나 둘씩 피어나 가을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연인처럼 속삭이듯 가을바람이 부드러운 음색으로 살랑거리며 다가옵니다.

두둥실 떠가는 꽃구름 속으로 피어나듯 반겨줄 것만 같은 들꽃,  가을이 오면 만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보고 싶다 하여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마음속에서 그리다 보면 만날 수 있나 봅니다. 몇 년 전부터 소황금을 찾아 헤맸으나   꽃이 피는 시기를 몰라 찾을 수 없었습니다.  대충 여름에 피우는 꽃으로 생각하고는 무더위 속에서 무작정  헤맸던 적이 있습니다.

자생지에서 한번쯤은 꼭 만나고 싶었던 꽃, 드디어 만났습니다. 제주에만 자생한다는 희귀식물 '소황금'이  가을 하늘처럼 어여쁘게 피어났습니다.

소황금은 골무꽃속 꿀풀과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꽃의 생김새는 골무꽃과 비슷하나,  잎은 피침형으로 마주나며  '황금'과 달리 식물 전체가 소형으로 땅을 기다시피 자란다고 하여 '소황금'이란 이름을 가졌나 봅니다. 하지만, 땅을 기다시피 자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가을 하늘에 수채화를 그려 놓은 듯 화려하지도 않은 수수한 빛깔로 피는 소황금은  전혀 어울리지 않은 이름을 가졌습니다.

꽃, 잎, 줄기를 아무리 봐도 황금빛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딘가에 황금색이 있을 듯합니다. 그렇다고 하여 뿌리를 캐서 확인 해 볼 수는 없습니다.

검색을 하여 여기저기 찾다 보니 황금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찾았습니다. 뿌리가 황색이라 황금색의 뿌리를 지닌 풀이란 뜻으로 황금(黃芩)이란 이름을 가졌다고 하네요.

아름다운 소황금이  겨우 한 개체만 꽃을 피워 아쉬움은 있었지만, 멸종위기에 처한 소황금을 자생지에서  본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입니다.   

'소황금'은 2002년  '한라식물사랑회'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된 희귀식물이며 보호식물입니다.

'소황금 자생복원사업'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가을 하늘에 푸른 물결 일렁이듯 소황금이 만발하게 피어나기를 기원해봅니다. <제주투데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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