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컷뉴스 /제주투데이 제휴사
한나라당이 사상 최대의 공천신청자를 기록하면서 바야흐로 공천전쟁에 돌입했다.

지난주 한나라당 내에서 벌어진 공천 갈등이 친이명박 당선인 파(派)대 박근혜 전 대표 派의 싸움이었다면 공천 신청자를 접수한 직후인 이제부터는 누가 공천을 좌지우지하느냐와 거머쥐느냐의 명실상부한 공천전쟁에 들어섰다.

특히 공천전쟁에는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에 이바지한 측근들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들까지 대거 뛰어들면서 물고 물리는 한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공천전쟁은 이명박 친위대와 이재오계, 박근혜 전 대표계, 강재섭 대표계의 자기 사람심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중진들까지 자기 세력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 가운데 어느 누가 자신에게 충성스러운 '내 사람'을 한나라당 후보로 내세우느냐에 따라 향후 그들의 정치적 위상과 장래가 달라지기 때문에 공천심사위원들을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전개하고 있다.

한나라당의 서울 지역에 공천신청을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진을 찾아 우호적인 반응을 얻어낸 이후 공천신청을 했으며 만약 한나라당 후보로 낙점을 받으면 주군으로 모시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호남과 충청을 제외한 전국에서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을 의미할 정도로 한나라당 지지율이 50%를 웃돌아 그 어느 때보다 공천권을 놓고 벌이는 대결은 경쟁 차원을 넘어 '사투(死鬪)'의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친李와 친朴 출신이 정면대결을 벌이는 서울 강서갑 등은 李-朴 대결의 대표적인 곳이다.

이 지역에 한나라당 공천신청을 한 친이 진영의 배용수 인수위 자문위원과 친박 그룹의 구상찬 당협위원장은 야당 10년 시절 한솥밥을 먹던 사이이기도 하다.

송파을에서는 친이계의 박계동 의원 등에 맞설 친박 진영의 예비 후보로는 신중호 박근혜 경선후보 측의 특별보좌역이 나섰다.

부산 사하갑에서는 친박의 엄호성 의원의 고지를 탈환하고자 현기환 전 박근혜 대표 특보와 친이 진영의 김해진 전 경향신문 정치부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범 이명박계로 볼 수 있는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과 이계경 의원이 친이계의 이원창 당협위원장에게 도전장을 낸 송파병은 우군들끼리의 공천전쟁 지역이다.

성동갑에 출사표를 던진 인수위 정무분과 간사인 진수희 의원은 크게는 이명박 당선인 사람이지만 원래 이재오계의 대표적인 인사로 이재오 의원의 복심으로 통하기도 한다.

이명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인 조해진씨가 출마한 경남 밀양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TK.PK 지역 대부분에서 친이냐? 친박이냐의 대결에 이재오, 강재섭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공천신청자들이 미어터질 듯이 밀려들면서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실세'들과 줄을 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한 인사는 "한나라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전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신청자가 너무 많다 보니 로비전도 더 심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중진 의원의 한 측근은 "이명박 당선인이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에는 인수위원회에 넣어 달라거나 장.차관 추천과 관련된 전화가 주로 많았으나 요즘은 공천을 받게 해 달라는 전화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특정 실세의 힘을 얻지 않고서는 공천을 받을 수 없다는 말까지 공공연하게 흘러나오고 있으며 한나라당을 출입하는 기자들에게 이방호 사무총장을 잘 아느냐는 전화까지 걸려오는 실정이다.

한 국회의원은 "이번에 한나라당 공천을 받으려면 '실세'를 통해야만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가 과연 몇 명의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 전 대표의 공천권 행사를 믿고 공천을 신청한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노컷뉴스 /제주투데이 제휴사>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