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호가 30개월 만의 남북축구 맞대결에서 다 잡은 듯한 승리를 놓쳤다.

한국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서 열린 북한과의 2008 동아시아선수권대회 2차전에서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한채 1-1 무승부를 거뒀다.

염기훈(울산)-고기구(전남)-이근호(대구)의 스리톱으로 북한의 골문을 노린 한국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관우(수원)를 배치하고 뒤에 김남일(수원)과 조원희(수원)를 세웠다.

수비라인은 지난 중국전과는 달리 곽희주(수원)-강민수(전북)-곽태휘(전남)-이상호(제주)의 포백을 가동했고 수문장에는 김용대(광주)를 내세웠다.

한국은 경기초반부터 염기훈을 앞세워 상대골문을 쉴새 없이 두드렸지만 아쉽게 득점으로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전반 20분 염기훈이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그림같은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뽑으며 기선제압 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상대진영을 계속 위협했지만 전반 41분 강민수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는등 아쉬움을 남긴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후반 김남일을 빼고 황지수(포항)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고 후반 3분 북한 박철진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해 수적우위인 상대에서 경기를 펼치는 듯 했다.

하지만 정대세 한명을 막아내지 못하며 동점골을 헌납했다.

북한의 롱패스에 수비라인은 단번에 뚫렸고 정대세는 재치있는 슛으로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이후 북한의 공세에 고전하던 한국은 오장은(울산)과 박원재(포항)를 투입하면서 총공세를 펼쳤지만 후반 추가시간 이근호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무산시키면서 아쉽게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하고 말았다.

북한의 간판 스트라이커 정대세는 타고난 힘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 수비라인을 쉴 새 없이 위협했고 여기에 볼키핑 능력까지 탁월해 다음달 26일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에서 한국이 반드시 봉쇄해야할 선수로 떠올랐다.

이날 한국은 여전히 골결정력 부재를 드러냈고 수비라인이 상대 역습에 한번에 뚫리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골결정력 부재와 수비라인 조직력을 극대화 시켜야 다음달 26일 남아공월드컵 3차예선에서 승산이 있을 전망이다. <제주투데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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