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7일 김용갑 의원 출판 기념회에 참석, 악수를 나누며 축하해주고 있다. 노컷뉴스
자신의 책 '굿바이 여의도'에서 "박근혜여 이제 울어라"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결단을 촉구해 화제를 모았던 김용갑 의원이 7일 사실상의 정계 은퇴식을 겸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인사인 이철승 헌정회 회장(전 신민당 총재)와 김수한 전 국회의장 등 원로 보수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해 평생 보수적 소신을 지켜온 '원조보수' 정객의 의정활동 마감을 함께 축하했다.

또 최근 복당 문제로 불편한 관계인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도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 여야를 막론하고 현역 의원과 18대 총선 당선자 등 50여명이 참석해 여야를 넘나든 김용갑의 인기를 실감케했다.

김용갑 의원은 지난 대선 후보 경선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지지했는데, 이 인연 때문인지 박 전 대표가 소개될때 청중석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게다가 김무성, 유기준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이 소개될때도 환호성이 울리는 등 마치 친박계 결의대회장을 방불케했다.

김 의원은 인사말에서 "박수칠때 떠나라는 말을 늘 가슴속에 담아왔다"며 "그토록 바라던 보수정권이 들어서면서 이제 할일이 끝났구나 생각해서 감히 정계은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할말도 많고 서운한 점도 있지만 모처럼 보수 정당이 정권을 잡았는 데 실패해서는 안된다"며 "힘을 모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때로는 원칙에 얽매이지 말고 큰 정치해달라는 어려운 부탁을 드려왔는데 다음에 대통령이 돼서 국민들이 걱정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 의원은 "지난 15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2년만에 사랑하는 아내가 쓰러져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이자리에 함께 같이 할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축사에서 "김용갑 의원은 대쪽을 넘어 강철같은 소신을 가진 분"이라며 "우리 정치에서 큰 대들보가 빠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굉장히 착잡하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박 전 대표는 "저의 개인적인 바람은 제가 정치를 그만두었을 때 향기나는 정치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것인데, 김용갑 의원이야 말로 그런 평가를 받고 있어 부럽다"고 덧붙였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김 선배가 여의도를 떠나게 돼 안타깝지만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자리"라며 "개인적 이익보다 대의를 위해 원칙과 소신을 지켜온 선배에게 숙연함을 느끼고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후배 국회의원들에게 적어도 국회의원은 시류에 편승하지 말고 언제나 속기록을 의식하면서 소신을 가지라고 충고해왔는데 김용갑 의원이야 말로 물거품 같은 세속적 인기보다 역사를 의식하는 정치인, 여론보다 속기록을 의식하는 정치인이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 "일당백의 기개로 국가안보를 위한 훌륭한 골기퍼 역할을 했고, 모두 옳소 할때 혼자 아니다고 당당하게 외쳐왔다"며 "그의 애국충정과 지사적 기백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회를 맡은 친박계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를 소개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의 동반자라고 표현했던 분"이라고 소개해 거듭된 복당 요구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이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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