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737-800 제주항공 도색 이미지. /제주항공 제공
지난 2006년 6월, 제주도민의 열망을 안고 하늘길을 오른 제주항공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눈덩이 적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경쟁항공사, 천정을 뚫은 고유가, 사고다발기라는 오명 등 곳곳에 난관이 산재해 있기 때문.

# 날이 갈수록 늘어갈 것 같은  '눈덩이 적자'

제주항공은 지난 달 29일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을 보면 지난해 매출 389억5100만원에 영업손실은 92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첫 운항을 시작한 2006년도의 영업손실 34억3200만원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같은 상황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제주항공 설립 논의가 나오던 지난 2004년 1월 19일 제주중소기업지원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주지역항공사 설립을 위한 도민대토론회'에서도 자가항공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고 고유가가 지속돼 경영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었다.

당시 토론자로 나선 이승창 한국항공대 교수는 "사실 지역항공사의 성공확률은 절반에 불과하다"'며 "필요성 부분은 공감하지만 철저한 분석없이 장미및 환상만 갖고 할 경우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오는 7월 취항을 준비중인 대한항공이 설립한 저가항공사 에어코리아가 지난 달 24일부터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에어코리아는 젊고 편안한 항공사의 이미지에 맞춰 면접 복장을 청바지에 T셔츠, 스니커즈 운동화 차림으로 채택해 이번 면접을 치르도록 했다. /뉴시스=미디어 300 제휴

# 우후죽순 생겨나는 경쟁사

지난 1월 2일 건설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저가항공 설립이 봇물을 이뤄 10개사가 경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월 2일 건설교통부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저가항공 설립이 봇물을 이뤄 10개사가 경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남에어가 최근 부정기 항공운송면허를 받고 상반기 취항을 준비 중이며 부산항공, 퍼플젯, 이스타항공, 인천항공, 서울항공, 에어코리아 등이 올 하반기 취항 또는 항공운송면허 승인을 목표로 뛰고 있다.

최근 군산을 근거지로 하는 중부항공이 자본금 문제로 중도 하차했지만 다른 투자자들이 또 다른 항공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어 올해 최대 8개사까지 취항 또는 항공운송면허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건교부는 예상했다.

현재 국내에서 저가항공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제주항공과 한성항공까지 합치면 무려 10개사가 저가 항공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는 셈이다.

당시 건교부 고위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서 "올해 최대 10개사 정도의 저가항공사가 생길 것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또 "조건만 갖추면 저가항공사를 무제한으로 허가해도 되느냐가 고민거리"라면서 "하지만 규제보다는 자율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 아래 일단 조건만 맞으면 허가한 뒤 시장 원리에 따라 도태와 합병 과정을 겪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천정을 뚫고 고공행진 중인 '고유가'

지난 9일 국제 기준 유가가 뉴욕상업거래소(NYMEX) 시간외거래에서 배럴당 125.12달러를 기록하며 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6월 인도분 가격은 NYMEX 정규장 거래에서 전일대비 16센트 오른 123.69달러로 마감, 종가기준으로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앞으로 유가전망마저도 시커먼 먹구름이 끼여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수급불안 영향으로 연내 유가의 배럴당 150달러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달러 약세 영향으로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적절한 원유 공급 증가가 이뤄지지 않으면 에너지 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6~24개월 내에 배럴당 150~200달러에 도달하는 '슈퍼 스파이크'(super-spike)가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는 등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가항공사의 날개를 잡을 분석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 제주항공은 사고 다발기(?)

▲ 2006년 8월 3일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Trung Ngp 부사장(왼쪽 첫번째)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Q400의 안정성과 최근의 고장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미디어 300 제휴
제주항공은 설립초기부터 크고 작은 항공사고에 시달려 왔다.

지난 2006년 5월 첫 취항전 시범운항 과정에서 기체결함이 발견돼 운항이 일시 중단되는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사고기는 제주항공측이 도입한 비행기는 캐나다 봄바디어사의 74인승 터보프 롭 항공기 Q400 기종.

엔진프로펠러 결함으로 인해 장시간 비행했을 경우 엔진이 깨질 수 있는 등 안정성에 심각한 결함이 나타났었다.

제주항공은 같은 달 예정돼 있던 시승식 행사를 즉각 연기하고 비상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이같은 사고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같은해 6월 8일 제주항공 여객기가 취항 3일만에 고장이나 지연운항되면서 연결편 2편이 결항됐다.

점검 결과, 엔진의 공기 흡입량 조절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2007년 2월 2일 승객 51명을 태우고 김포공항을 착륙중이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브레이크 파열로 바퀴가 빠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건설교통부는 같은달 13일 제주항고에 긴급 안전권고 조치를 내렸다.

또 올해 2월 9일께에는 당시 사고가 정비 불량 때문이라고 밝혔다.

2007년 8월 12일께에는 승객 74명을 태우고 부산 김해공항에 착륙한 제주발 제주항공 7C 502편이 착륙 직후 계류하기 위해 활주로를 이동중 기체가 왼쪽으로 쏠리면서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해 승객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같은 해 9월 4일에는 제주에서 부산 김해공항에 착륙해 계류장으로 이동 중이던 제주항공 504편이 방향 조정센서 이상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항공기 탑승객 73명이 버스로 옮겨타 도착장으로 이동했고, 문제의 비행기는 견인차로 100m 정도 떨어져 있는 항공기 점검장으로 옮겨지고 제주항공 편이 결항돼 일부 승객들이 거칠게 항의농성을 벌이는 사태도 빚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산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 곧바로 이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며 "점차 적자폭을 줄이려 하고 있지만 고유가 문제가 걸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또 크고 작은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선 "대형항공사의 경우 대체기 투입에 여유가 있지만 (소규모 항공사는)똑같이 시간이 걸리는 정비과정에서 대체기 투입 여지가 없어 지연운항 등의 발생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장비인력을 확충하는 등 우려를 불식키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며 "탑승률도 타 항공사에 비해 가장 높다. 안정성에 우려가 있다면 승객들이 선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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