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우진 중령. 노컷뉴스
지난 2006년 유방암 수술을 받았다는 이유로 강제 퇴역된 피우진 전 중령은 23일 복직 통보에 "예상치 못한 일"이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국방부는 피 중령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수용하고 상고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피 중령을 복직시켰다.

피 중령은 복직 통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순간 지난 2년의 일들이 스쳐지나가고 있다"며 "퇴역 처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 헬기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피 중령은 지난 1978년 소위로 임관해 1981년부터 헬기 조종사로 복무해왔다. 그러나 2002년 유방암으로 가슴 절제 수술을 받았고 이후 2006년 심신장애 2등급 판정을 받고 강제 퇴역됐다.

피 중령은 이에 불복, 지난 1년 6개월간 국방부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왔다. 군과 싸우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단절의 고통'이었다.

피 중령은 "저 때문에 후배나 주변인이 휘말리지 않을까 전화 연락도 삼가는 등 스스로 많은 이들과 단절해왔다"고 말하고 "관심을 가져주는 이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군을 사랑했기 때문에, 군의 변화를 원했기 때문에 그동안 싸웠다"며 "더 이상 상처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 중령은 특히 국방부의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사실에 무척 고무된 모습이었다. 피 중령은 "시대에 맞게 사고가 전환된 것 같다"며 "국방부의 변화된 모습을 환영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관련 규정이 바뀐 만큼 제2, 제3의 피우진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피 중령은 이제 군으로 돌아왔다. 육군본부 심의를 거쳐 다음주 중 보직이 결정될 예정이다. 또다시 헬기 조종관을 잡는게 피 중령의 꿈이지만,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국방부내 인권 분야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그동안 군과 싸우면서 피 중령은 진보신당에서 활동을 했다. 그러나 군으로 돌아온 만큼 정당 활동은 정리하겠다고 피 중령은 밝혔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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