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홍철
방송인 노홍철이 자신의 코디네이터의 임금을 착복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방송 코디네이터들의 열악한 고용 상황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일단 일반인들이 이번 사건을 보며 일단 놀라는 부분은 사건 당사자인 코디네이터 L씨의 임금이 5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이다. L씨는 50만원을 받으면서도 코디네이터로서 자신이 해야할 일은 모두 했다고 주장했다.

50만원은 일반인들의 아르바이트 임금 정도밖에 되지 않는 돈. 한 업계 관계자는 "낮은 월급의 관행이 수년 전부터 고착돼 많은 코디네이터들이 저임금을 받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DY엔터테인먼트가 코디네이터 임금 지급 관련 일을 노홍철에게 일임시키며 170여만원의 돈 역시 그리 큰 임금은 아니다.

일선 코디네이터들은 "심지어 업계에는 무보수로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유명 스타들의 코디를 맡았다는 경력을 쌓기 위해 돈을 받지 않고 일을 하기도 한다는 것.

한 코디네이터는 "적은 돈을 받고도 일을 하려는 사람들 때문에 업계에서 경력을 쌓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경력이 쌓여 임금이 높아지면 연예기획사는 경력이 높은 코디네이터와 일을 하지 않고 보조 코디네이터와 일을 한다는 것. 보조 코디네이터들이 경력이 있는 코디네이터들과 일을 하며 협찬 업체들과 안면을 쌓으면 낮은 임금을 줘도 되는 이들에게 일을 맡기게 되는 것이다.

코디네이터, 연예기획사와 계약서 작성하지 않아 갈등 빈번

이같은 일은 코디네이터들이 연예기획사와 계약서 작성 등을 하지 않고 구두로 얘기한 뒤 일을 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빈번하게 발생한다. 또 연예인들의 경우 CF 촬영 등 특별한 일이 있을 때에는 자신과 친한 코디네이터를 불러 일을 맡기기도 한다. 이 경우 CF편당 코디네이터 비용을 받게 되지만 이 역시 정식 계약서를 쓴 사항은 아니다. 계약서가 없기 때문에 임금 체불 등 상황이 발생하기도 쉬운 것이다.

한 코디네이터는 "연예 기획사에서 받지 못한 돈이 수백만원에 이른다"며 "회사가 문을 닫았다고 하며 돈을 주지 않아 그냥 떼였다. 노동청에 진정도 여러번 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홍철 사건과 관련된 L씨 역시 DY엔터테인먼트가 자신의 통장으로 170여만원을 입금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었다. L씨가 DY엔터테인먼트나 노홍철과 임금 액수나 임금 인상과 관련해 제대로된 계약을 맺지 못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물론 일부 코디네이터는 유명 연예인을 코디네이팅한다는 이유로 업체에 무리한 협찬을 요구하거나 협찬 물품을 업체에 반납하지 않아 물의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코디네이터들은 "일부 코디네이터가 상식 이하의 행동으로 업계에 물을 흐리고 있긴 하지만 일단 분명한 것은 코디네이터들이 열악한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노홍철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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