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문화제에 참여했던 서울대 여학생을 군홧발로 짓밟는 동영상이 공개돼 네티즌의 분노가 폭발한 가운데 현장의 취재기자까지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야 3당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또 시위에 참여했다가 방패와 물대포, 기왓장에 맞아 다치는 사람들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효자동 입구 도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문화제를 벌인 대학생 김모(21)씨는 2일 CBS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1일 새벽 1시30분쯤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는 과정에서 기왓장이 시위대 쪽으로 날아와 왼쪽 눈 부위를 '브이(V)'자로 2.5㎝×2.5㎝ 꿰맸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바로 옆에서 시민들의 부상을 막기위해 예비군으로 참가한 김모(26)씨도 얼굴에 기왓장을 맞고 이마 부분 8㎝를 꿰맸다고 밝혔다.

고교생 김모(16)군은 같은 날 "경찰이 여학생을 구타하는 것을 보고 구하려는데 전경 3~4명이 방패로 왼쪽 눈 부위와 뒷목을 강타해 실신했다"며 "보다 못한 한 전경이 자신을 빼내줘 겨우 살아났다"고 말했다.

또 이날 새벽 촛불 문화제에 참가한 박모(37)씨는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뇌출혈 증상을 보여 현재 서울 백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왕모(38)씨도 팔 골절상을 입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모(23)씨는 지난 31일 새벽 인도에서 경찰과 문화제 참가자들을 지켜보다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고 귀 고막의 3분의 2가 찢어지는 등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수백 여명의 시민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광우병반대국민대책회의 경찰폭력 제보센터 임태훈씨는 "비폭력, 비무장의 평화집회에도 불구, 경찰의 살인적인 강경진압으로 짧은시간 동안 수많은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경찰이 곤봉이나 방패, 물대포 등의 사용규칙을 지키고 있는지, 악의적으로 공권력을 남용하는 것은 아닌지 등에 대해 제보와 동영상, 현장 사진 등을 분석해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다 2일 새벽 1시쯤 서울 세종로 사거리에서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상황을 취재하던 KBS 영상취재팀 신모 기자가 전경이 휘두른 폭력에 왼쪽 눈 실핏줄이 터지고 눈 주위가 시퍼렇게 멍드는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다.

당시 신 기자는 방송사 로고가 새겨진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옆에 조명기사도 함께 있어 시위대로 오인 받을 일이 없는데도 경찰이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자협회와 카메라기자협회, KBS 기자협회도 규탄성명을 내고 서울 경찰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경찰의 과잉진압이 도마에 오르면서 경찰총수인 어청수 경찰청장의 사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 3당은 이날 원내대표 회담을 열고 "평화적 시위에 대한 폭력진압의 진상을 규명하고, 어청수 경찰청장의 즉각 파면과 관련 책임자의 처벌"을 요구했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도 당사자와 인권단체, 법률단체들과 함께 고소·고발·손해배상청구, 어청수 청장 퇴진 촉구 등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노컷뉴스>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